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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없었다"며 위증한 안기부 수사관, 항소심도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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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0-21 14:51:02
재심 법정에서 "고문 없었다"며 위증한 혐의
1심 "법 피하려고만 해"…34년만에 법정구속
2심 "속죄 기회 스스로 걷어차" 징역 1년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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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1986년 '민족해방노동자당' 사건 당시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한 고(故) 심진구씨 재심에서 "고문이 없었다"며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수사관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부장판사 유석동·이관형·최병률)는 21일 위증 혐의로 기소된 구모(77)씨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씨는 자신이 저지른 가혹행위 등 반인륜 범죄에 대해 이미 공소시효 완성으로 인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바 있기에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진실을 밝히고 심씨에게 속죄를 구할 기회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런데도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버렸고, 심씨가 사망해 속죄를 받을 길이 영원히 사라져버렸다"며 "구씨는 당시 특수한 시대적 상황을 언급하며 선처를 바라나 위증 당시에는 구씨가 주장하는 시대적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씨 유족들이 구씨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면서 "1심 판결 이후에 양형 기준에 별다른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마찬가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1심에서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양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구씨는 지난 2012년 4월 민족해방노동자당 사건 당시 불법 감금과 고문 피해를 보며 간첩으로 몰린 심씨의 재심 사건에 증인으로 나와 "고문이 없었다"며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노동운동을 하던 심씨는 1986년 12월 주사파 운동권 대부이자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씨와의 친분이 드러나 영장 없이 안기부로 연행됐고, 37일 동안 불법 구금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심씨를 조사한 안기부 수사관들은 심씨의 자백을 받아내고자 잠을 재우지 않거나 폭행 등 가혹행위를 했고, 결국 심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987년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이후 심씨는 1999년 안기부에 당한 가혹행위를 한 월간지에 폭로했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를 거쳐 2012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듬해 7월 무죄가 확정된 뒤, 심씨는 2014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심씨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지만, 당시 안기부 수사관들의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불가능했다.

이에 심씨의 딸은 공소시효 만료 전인 2019년 3월 구씨를 위증죄로 고소했다. 위증죄 공소시효는 7년이다. 구씨는 2012년 열린 심씨의 재심에서 '고문하지 않았고, 다른 수사관들도 고문한 것을 본 적 없다'고 증언했다.

앞서 1심은 "구씨는 가혹행위를 저지른 뒤 무려 34년간 자신의 범죄에 대해 심씨와 가족에게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진술을 수시로 바꾸며 법의 심판을 피하려 했다"며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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