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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무서운 적은 진짜 처음"...폭염도 오싹 '호러송' 열풍 왜?

등록 2021.08.03 06:30:00수정 2021.08.09 09: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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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안예은 '창귀' 커버. 2021.08.03. (사진 = JMG(더블엑스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노래가 무서운 적은 진짜 처음!" "인터넷 공포 이야기 볼 때, 주제곡은 이 노래다." "이번 달 에어컨 요금은 아끼겠네요."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이 최근 발매한 신곡 '창귀'를 들은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웅장하고 소름끼치는 사운드로 인해 "공포 영화 한 편 뚝딱 본 것 같다"는 청취평을 듣고 있다.

"무꾸리를 해보자 네 목숨이 곤히 붙어있을지" 같은 노랫말도 공포스런 분위기를 더한다. 무꾸리는 무당·점쟁이 등에게 길흉을 점치는 일을 가리킨다.

안예은은 아예 호러송 프로젝트라는 프로젝트를 내걸고 '창귀'를 내놓았다. 작년 호러송의 문을 열었다는 '능소화'에 이은 두 번째 호러송이다.

걸그룹 '드림캐쳐'가 최근 발매한 스페셜 미니앨범 '서머 홀리데이(Summer Holiday)'의 타이틀곡 '비커즈(BEcause)'도 호러송으로 급부상 중이다.

너무 커져버린 사랑이 불러일으킨 집착을 담아낸 곡. 현악기의 피치카토 사운드와 목소리를 결합한 멜로디 테마가 오컬트적인 서늘함을 선사한다.

뮤직비디오는 짧은 공포 영화 같다. 낡은 인형의 집을 헤매는 듯한 드림캐쳐의 모습과 영화 '어스'에서 영감을 받은 '가위 춤', 한자 '비'를 형상화한 안무 등 공포를 유발하는 감성을 담아냈다.

트림컬쳐는 악몽을 쫓아준다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주술품(드림캐처가 맞지만 이 그룹은 드림캐쳐로 표기)에서 따온 팀 이름처럼, 어둡거나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내세운다. 그간 콘셉트 세계관 타이틀도 '악몽', '디스토피아'였다.

안예은과 드림캐쳐는 대중적이지 않지만, 확실한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음악은 최근 드라마와 영화계에 유행하는 장르물과 비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대중음악계에선 드문 공포 요소를 차용해도 이질감이 없다.

호러송들이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폭염과 맞물리며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유행하는 인기곡이 외에 날씨에 따라 찾게 되는 음원이 다른데, 안예은이나 드림캐쳐의 곡은 폭염에 호응을 만한 오싹함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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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드림캐쳐. 2021.08.03. (사진 = 드림캐쳐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호러와 만난 국악도 있다.

국악그룹 어쿠스틱앙상블 '재비'는 오는 14일 안성맞춘아트홀에서 '호러국악콘서트-귀곡산장 리뉴얼(renewal)'을 펼친다. 귀곡산장으로 공연장을 설정했다. 무대는 귀신과 음악이 소재다. 도깨비, 팔 척 귀신, 처녀귀신, 저승사자 등의 이야기와 공포스런 음악을 모티브로 삼았다.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에서 소환되는 음악은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괴작 '미궁'이다.

1975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미궁'은 4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실험적이고 낯설다. 첼로 활과 술대(거문고 연주막대) 등으로 가야금을 두드리듯 연주하고 인성, 즉 사람의 절규하는 목소리를 덧입은 파격 곡이다.

보통 국악의 어법과 너무 다르다보니, 어렵게 여겨지는 부분이 많아 거칠게 괴작으로 요약한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괴이한 작품',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괴물 같이 강렬한 작품'으로 이해될 수 있다.

황병기의 가야금과 안무가 홍신자의 목소리로 초연했을 당시, 관객이 비명을 지른 뒤 공연장을 뛰쳐나갔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회자된다.

2000년대 초반엔 유명 호러 어드벤처 게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의 메인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인터넷에 '미궁'에 얽힌 온갖 괴담이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곡이 명곡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20대 대학생 김모 씨는 "'미궁'을 처음 들었을 때 무섭긴 했지만, 그 실험성이 현대음악 못지 않아 놀랐다"면서 "'미궁'을 우연히 듣고 이후 호러송들을 찾아 듣고 있다. 최근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불을 켜고 관람한 영화 '랑종'의 '겁쟁이 상영회'처럼, 친구와 스피커로 들으니 덜 무섭더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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