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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대출 특혜④]"기재부 지침 철회하라"…노조가 반발하는 까닭

등록 2021.10.23 08:00:00수정 2021.10.23 0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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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한전 등 공기업 16곳, 기재부 지침 반발
사내 대출 'LTV 적용·한도 축소' 등 요구
"경평 빌미로 노조 단체 교섭권 무시해"
"적법히 운용 기재부 개입할 권한 없어"
"LH 분노 잠재울 목적…노조 의견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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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공기업의 사내 부동산 대출에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고 한도를 깎으라는 기획재정부의 혁신 지침(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 개정안은 철회돼야 합니다."

혁신 지침 개정안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은 공기업이 다수 포함된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 관계자는 23일 뉴시스와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내 대출 LTV 적용·한도 하향 모두 복지 축소로 단체 협약을 거쳐야 하는데, 기재부가 경영 평가를 앞세워 노동 3권 중 하나인 교섭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7월29일 혁신 지침을 개정해 ▲사내 대출로 주택 구매용 자금을 빌려줄 때는 LTV를 적용하고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할 것 ▲주택 관련 자금의 한도는 7000만원으로, 생활 안정 자금은 2000만원으로 낮출 것 ▲이자율은 한국은행의 '은행 가계 자금 대출 금리' 이상을 적용할 것 등을 새롭게 담았다.

기재부는 이런 내용을 8월2일 각 공공기관에 통보한 뒤 "9월3일부터 시행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39곳 중 16곳이 22일 현재까지 적용하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석유공사·5대 발전사·한국전력거래소·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한전기술·한전원자력연료다.

강원랜드·한국수력원자력·한국가스안전공사 3곳의 경우 기재부 지침을 받은 뒤 일시적으로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이는 지침인 만큼 법적 강제 사항이 없으며 개별 공기업이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수용 여부를 정하면 된다. 대신 결정 사항은 내년 경영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 기재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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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생각은 다르다. 경영 평가는 개별 공기업 전 직원의 성과급부터 사장 해임 여부까지 달린 문제라 단순하게 받아들일지, 말지를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공공노련 관계자는 "기재부가 하달한 형태가 지침이지만, 사실상 무조건 따라야 한다. 공기업 임직원 중 지침이라고 해서 강제성을 띄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 "사실상 강제인 경영 평가를 빌미로 요구하는 것은 개별 공기업의 자율적 노사 관계를 훼손하고 단체 교섭권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내근로복지기금법에 따라 용도에 맞게 내주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 법 제14조에서는 기금의 용도를 '근로자 주택 구매 자금의 보조, 우리 사주 주식 구입의 지원 등 근로자 재산 형성을 위한 지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공공노련 관계자는 "사내 대출에 LTV를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서는 특혜로 보일 수 있다"면서도 "노사가 협의해 만들고 운용하는 제도고 은행에서 받는 대출도 아닌데 LTV를 왜 적용해야 하느냐. 노사가 정할 단체 협상 사항인데 기재부가 개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재부가 혁신 지침을 만들고 공지하는 과정에서 노동계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공공노련 관계자는 "기재부는 노동계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일절 밟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면서 "공기업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촉발된 국민 분노를 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노련은 기재부의 복지 축소 시도를 무력화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해 다각적인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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