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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발사에 美 제재 카드…북미 힘겨루기 본격화하나

등록 2022.01.13 13:36:52수정 2022.01.13 14: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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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독자 제재 이어 유엔 안보리 제재 제안

'적대시 정책' 핵심인 제재 맞대응으로 강대강

중·러 반대 전망 속 제재 성사 가능성 크지 않아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1.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1.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새해 첫 달이 다 가기도 전에 북한과 미국의 기 싸움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어지자 미국은 북한이 철회를 요구하는 '적대시 정책'의 핵심인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2021년 9월 이후 6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따른 추가 제재를 유엔 안보리에 제안했다고 알렸다. 같은 날 발표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와 별도다.

미 재무부는 국방과학원 관계자 등 북한 국적자 6명, 러시아 국적자 1명, 러시아 기관 1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북한이 지난해 9월부터 6차례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점에 주목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의 인권 문제가 아닌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이유로 제재가 가해진 건 처음이다.

미 행정부의 독자 제재는 북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고, 유엔 제재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성사가 어려워 보인다. 미중 갈등 골이 깊어지고 우크라이나 문제로 미국과 러시아가 대립하고 있단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일련의 제재 관련 결정은 북한을 향한 미국의 시각을 반영한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 북한은 5일, 11일 두 차례에 걸쳐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 했다고 밝혔다.

거듭된 무력시위에 국제사회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줄곧 고수해온 '실용적인 대북 외교 추구'라는 대북 방침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 시간을 벌어줬단 비판을 받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다를 바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대화를 모색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기존 대북제재를 이행한다는 입장에서 조금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렇듯 비판에 직면한 바이든 행정부가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상징적인 제스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그간 북한은 미국의 '조건 없는 대화' 제안을 무시하고 미사일을 발사해왔다"며 "이제 미국은 북한이 앞으로 어떤 단계를 밟을지를 예상하고 서로 간 힘겨루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노이=AP/뉴시스] 2019년2월2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2023.01.13.

[하노이=AP/뉴시스] 2019년2월2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2023.01.13.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결렬된 후 북미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월 '강대강·선대선'이란 대미 정책 기조를 밝히고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라고 미국을 압박했다. 북한은 관망세를 유지하며 대화의 문을 걸어 잠갔지만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유예하는 모라토리엄은 유지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후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저강도 도발을 했다. 미국 정권 교체기마다 관심을 끌기 위해 핵실험, 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해온 전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동시에 북한은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명분으로 전략무기 개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북한이 계획표대로 개발을 추진하면서,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협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물러설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고, 미국 역시 적극적으로 대화를 유인하는 방향으로 갈 명분이 없다. 더욱이 올해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예정된 상황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당분간 이런 식으로 추가 제재를 통해 북한에 경고를 날리는 것 이외엔 특별히 쓸 방법이 없다"며 "북한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전략무기 개발 과정을 밟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당분간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 가능한 ICBM을 쏘는 등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을지가 관건이다. 북한이 ICBM을 포함한 고강도 도발에 나선다면 모라토리엄이 깨졌다는 정치적 의미가 크단 점에서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북한의 기념일이 무력도발 계기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2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 80주년, 4월에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 110주년(4월15일)이 예정돼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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