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도끼 들고 떼창, 아~이런 해방감!…뮤지컬 '리지'[이 공연Pick]

등록 2022.06.03 01: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뮤지컬 '리지' 공연사진. (사진=쇼노트 제공) 2022.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리지' 공연사진. (사진=쇼노트 제공) 2022.06.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지됐던 함성이 풀린지 한 달이 더 지났다. 공연장에선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이제는 박수와 함께 터져 나오는 환호성이 다시 자연스러워지는 모양새다.

일상 회복으로 나아가며 엔데믹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 해방감을 먼저 맛볼 수 있는 뮤지컬이 있다. 펑크록, 하드록 등 다채로운 록을 기반으로 한 여성 4인조 록 뮤지컬 '리지(LIZZIE)'다.

미국에서 일어난 미제 살인 사건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브로 재해석했다. 스릴러물을 상상할 수 있지만 사실 록 콘서트에 가깝다. 작품의 절정은 마지막 커튼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0분의 극을 고스란히 압축해놓았다. 고음에 파워풀한 넘버들이 메들리처럼 쉴 새 없이 이어지면서 또 다른 '3막'으로 꼽힐 정도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소리를 지를 수 없어 아쉬움을 더했지만,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엔 자유로워졌다. 천장을 찌르는 강렬하고 폭발적인 가창에 관객들도 떼창에 점프하며 배우들과 함께 흥을 분출한다. 앞서 양주인 음악감독은 "통쾌하게 극을 끝내고 싶어서 원작에 없는 커튼콜 앙코르를 만들었다. 관객들과 시원하게 뛰어놀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뮤지컬 '리지' 공연사진. (사진=쇼노트 제공) 2022.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리지' 공연사진. (사진=쇼노트 제공) 2022.06.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던 '도끼 야광봉' 이벤트도 다시 한번 돌아온다. 지난달에 이어 오는 5일 오후 2시 공연에 '앙코르 도끼데이'를 진행한다. 리지의 상징인 도끼를 관객들에게 야광봉으로 증정해 커튼콜에서 이를 흔들며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다.

이야기는 1892년 매사추세츠 주 소도시 폴 리버, 성공한 장의사 앤드류 보든과 그의 부인 에비가 집 안에서 잔인하게 도끼로 살해되는 사건에서 비롯된다.

경찰은 알리바이가 불충분한 둘째 딸 리지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한다. 대중의 높은 관심 속에 재판이 열리고 피의자 리지와 언니 엠마, 가정부 브리짓과 리지의 친구 앨리스가 법정에 선다. 하지만 네 명의 진술은 서로 엇갈리고 결국 리지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다.
[서울=뉴시스]뮤지컬 '리지' 공연사진. 리지 역의 이소정. (사진=쇼노트 제공) 2022.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리지' 공연사진. 리지 역의 이소정. (사진=쇼노트 제공) 2022.06.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으로 남아있는 이 사건은 책, 연극, 드라마, 영화 등으로 다양하게 제작됐다. 2009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지난 2020년에 한국에서 처음 선보였다. 뮤지컬은 리지가 성적 학대를 받은 듯한 암시를 넣어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이야기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 과정을 그려내며 극적인 상상력을 더했다.

무대는 네 명의 여배우가 꽉 채운다. 록과 발라드 등 28곡의 다양한 넘버들을 에너지 넘치게 소화하며, 스탠딩 마이크도 함께 사용한다. 섬세한 선율을 더하는 첼로를 포함한 6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가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1890년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의상은 여성의 주체성을 상징한다. 시대적 배경에 따라 1막에선 꽉 끼인 드레스를 입지만, 2막에선 록에 잘 어울리는 현대적인 의상과 헤어스타일의 부분 염색 등으로 억압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사건이 벌어지고 해방된 리지를 의미하며, 차례로 그녀와 뜻을 함께하면서 변신하는 나머지 여성들의 연대도 담고 있다.
[서울=뉴시스]뮤지컬 '리지' 공연사진. (사진=쇼노트 제공) 2022.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리지' 공연사진. (사진=쇼노트 제공) 2022.06.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룹 '레이디스 코드' 출신으로 '싱어게인' 시즌1에서 4위에 올라 주목받은 이소정이 뮤지컬에 처음 도전했다.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록에 어울리는 가창력을 뽐낸다. 초연 때 활약한 유리아와 새로 합류한 전성민까지 세 사람이 리지 역을 번갈아 연기한다. 언니 엠마 역의 배우 여은의 카리스마도 돋보인다. 오는 1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공연.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