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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강도살인' 이정학 "총 쏜 사람은 내가 아닌 이승만"(종합)

등록 2022.11.28 17:08:22수정 2022.11.28 17: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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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승만 측도 앞선 1차 재판서 "총 쏜 사실이 없다"며 혐의 부인
범행 후 돈 분배 진술도 엇갈려…이정학 "난 9000만원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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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위쪽)과 이정학(아래쪽) 몽타주와 얼굴 비교 사진.(사진=대전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21년 전 대전 서구에서 발생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혐의로 재판 중인 이정학(51)이 신문 과정에서 범행 당시 총 쏜 사람은 이승만(52)이라고 진술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28일 오후 2시 230호 법정에서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이승만과 이정학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21년 만에 검거된 이정학을 증인으로 분리, 검찰과 이승만 측 변호인의 증인 신문이 이어졌다.

이날 이정학은 앞서 체포된 뒤 자백했고 검찰이 제시했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정학은 “체포 당시 경찰이 이승만이 아닌 다른 친구를 범인으로 특정하고 있어 그 친구가 아닌 이승만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정정했다”라며 “경찰 및 검찰 조사 과정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동일하게 이승만이 권총을 쐈다고 진술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범행 약 2달 전 흰색 차량을 1대 훔쳤고 이걸 타고 대전 대덕구 송촌동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혼자 걸어 다니는 경찰관을 발견하고는 총을 빼앗았다”라며 “당시 이승만이 운전했고 경찰을 보자 총을 빼앗자고 권유했으며 차량으로 경찰관을 들이받은 뒤 총을 가져오라고 지시해 혁대를 풀어 총을 탈취했다”라고 진술했다.

이후 이정학은 빼앗은 38구경 권총을 이승만에게 넘겨줬으며 이승만은 차 안에서 탄창을 열어 공포탄과 실탄의 차이를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또 권총을 탈취한 것은 은행강도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계획적으로 탈취한 것이 아닌 우연히 경찰을 발견해 즉흥적으로 권총을 빼앗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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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21일 오전 9시 대전 둔산경찰서 정문에서 21년 만에 검거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정학이 고개를 숙인 채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9.02. photo@newsis.com


검찰은 “권총이 숨진 은행 출납 과장 A(45)씨과 5~8m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발사됐다고 총알이 A씨의 정면이 아닌 옆면을 관통했다”라며 “당시 이정학은 수감 생활하느라 군 복무를 하지 못해 실탄 사격을 해본 경험이 없고 총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이승만의 경우 민정 경찰로 군 복무 경험이 있어 이정학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정학에게 범행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묻자 이정학은 “이승만이 차량 조수석 글러브 박스에 있던 권총을 꺼내 내렸고 꼼짝마라고 소리치며 천장에 1발을 쐈다”라며 “총소리가 난 후 차량 시동을 켜서 도주하기 쉽게 차량을 후진으로 빼 수송차량을 막은 뒤 내려 현금 3억원이 들어있는 현금 가방을 운전석 뒷좌석에 넣었다”라고 했다.

과정에서 한 직원이 현금수송차량을 후진해 범행에 사용한 검은색 그랜저GX에 충돌하며 운전석 뒷좌석 유리창이 깨졌고 남은 가방 1개를 더 가져오려 했으나 이승만이 가방을 버리고 빨리 타라고 해서 그대로 도주했다고 밝혔다.

또 이정학은 “이승만이 총을 쏠 당시 말릴 경황이 없었으며 범행 전에는 사람한테 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이승만이 사람이 안 다치게 제압한다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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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2일 오전 9시께 대전 동부경찰서 정문에서 21년 만에 검거된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승만(52)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2.09.02. photo@newsis.com



훔친 돈에 대해서도 이정학과 이승만의 진술이 갈렸다.

이정학은 “범행 후 이승만이 훔친 돈 중 9000만원을 주며 ‘총도 자신이 쐈고 경비도 내가 다 댔으니 죄책감이라고 돈을 먼저 쓰겠다’라는 말에 수긍했다”라며 “살던 집 화장실 천장에 8000만원을 보관했으나 갑자기 사라져 이승만을 의심하기도 했고 만나서 따지자 ‘생사람 잡지 말라’라고 역정을 내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검찰 역시 계좌 추적한 결과 비슷한 시기에 이승만 계좌에서 총 2억 1000만원 상당이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승만 측은 범행 후 현금 가방을 숨겼다가 찾으니 2000만원이 비어 있었고 나머지 돈을 1억 4000만원씩 나눠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학은 자신이 자백한 이유에 대해 “항상 가슴에 담고 있던 사건이며 공소시효도 없어져 언젠가 검거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며 “부인할 수 있지만 모두 내려놓고 경찰에 자백했고 이런 사건에 피해자가 된 분에게 너무나 항상 죄송하고 어떻게 사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 내려놓자는 마음으로 저지른 일에 대해 벌은 받아야 된다고 생각해 이승만과 함께 범행을 했다고 경찰에 말했으며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오는 1월 16일 오후 2시 이승만과 이정학에 대한 피고인 신문 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이승만과 이정학은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에 있는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은행 관계자 3명이 현금 가방을 내려 옮기는 순간을 노려 권총으로 협박, 3억원이 들어있는 가방 2개 중 1개를 챙겨 달아난 혐의다.

이 과정에서 이정학은 현금이 들어있는 가방을 챙겨 범행에 사용한 그랜저XG에 실었고 이승만은 은행 출납 과장 A씨에게 38구경 권총을 쐈으며 그 결과 A씨가 사망했다.

범행 후 약 300m 떨어진 서구 둔산동 소재의 한 상가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한 이들은 다른 흰색 차량으로 바꿔 타고 범행에 사용한 승용차를 버리고 도주했다.

범행에 사용할 권총을 구하기 위해 이들은 같은 해 10월 15일 0시께 대덕구 비래동 골목길을 배회하던 중 혼자 순찰돌던 경찰관의 권총을 탈취했다.

그랜저XG 역시 강도살인 범행 약 20일 전 수원에서 시동이 걸린 채 주차된 차량을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발생 후 21년 동안 미제로 남았으나 지난 2017년 10월 범행에 사용된 차 안에 남아있던 손수건과 마스크 등 유류물에서 발견된 DNA가 충북의 한 게임장 유류물에서 발견된 DNA와 동일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해당 게임장에 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1만 5000여 명을 조사했고 지난 3월 유력한 용의자로 이정학을 특정했다.

범인을 특정한 경찰은 지난 8월 25일 이정학을 검거했고 이승만과 함께 범행을 벌였다는 이정학 진술을 토대로 같은 날 이승만도 함께 체포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6년 공소시효가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인 이른바 ‘태완이법’이 2015년 7월 시행되면서 대전경찰청 미제사건전담수사팀은 사건을 계속 수사해 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kdh191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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