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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세 철학자' 김형석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 만들었어요"

등록 2022.12.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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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출간
"자신의 인격만큼 행복 누린다"
"건강 비결은 무리하지 않고 계속 일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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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에세이 출간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12.0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을 만들었습니다. 그게 제 인생의 결론입니다."

올해 103세인 '철학계 거장'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내놓은 행복의 비결은 단순하고 명쾌했다.

김 교수는 지난 2일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열림원) 출간 기념 간담회를 갖고 행복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정정한 모습으로 등장한 그는 한 세기를 살아온 소회부터 밝혔다. "100살을 넘게 사니 주변 사람들에게 '복 받은 거냐', '행복하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100살이 넘도록 살아보니 솔직히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95살까지는 괜찮은데요. 그 다음부터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관심이 많아져요."

누구나 행복하게 살길 원한다. 진짜 행복해지려면 어디에 마음을 쏟아야 할까. 그에게 행복의 의미를 묻자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설파한 윤리학을 언급했다. "행복을 목적으로 사는 건 아니지만, 삶에서 행복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요. 인격이 최고의 행복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인격만큼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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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에세이 출간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12.02. photocdj@newsis.com

우리는 보통 행복이 미래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희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 교수는 행복이 머무는 곳은 언제나 현재 뿐이라고 말한다. "행복은 하루하루의 진실하고 값있는 삶의 내용으로 주어지는 것이지 욕망이나 환상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내가 처해 있는 현실에서 더 귀한 성장과 노력을 쌓아갈 때 삶의 과정 안에는 깊은 행복이 솟아올라요."

김 교수는 인생의 시기별로 행복의 의미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젊었을 때는 행복이 뭔지에 대해 잘 생각하지 않는다"며 "젊었을 때는 즐거움이 행복이다. 사랑하는 즐거움이 있고, 돈을 버는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50~60대쯤 되었을 때 행복이 뭐냐고 물으면 성공이 행복"이라며 "나이가 점점 들다보면 생각이 또 바뀐다. 70~90대쯤에 행복이 뭐냐고 물으면 보람있게 살았는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은  지금 내 옆에 분명히 존재하는 행복을 찾아 그 행복을 길고 긴 삶의 과정에서 현명하게 지켜나가는 방법을 들려준다. 일상과 개인의 삶에 존재하고 있는 행복을 찾고 키워나가는 법, 소중한 인간관계 안에서 더욱 빛나는 행복의 가치 등을 다뤘다.

김 교수는 "인간은 축복받은 존재"라며 생각의 방향을 돌려볼 것을 제안한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며 행복은 사랑과 더불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본인을 극진히 사랑해주는 부모가 있었다. 이유나 조건을 묻지 않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다."

그는 "사회에서 제일 불행한 게 집단이기주의다. 사람들이 겪는 고통,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대신 질 수 있으면 그것이 고생이 아니고, 가장 큰 행복"이라면서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역설했다. "다른 사람에게 불행을 주지 않는 한 자신의 행복을 놓치지 마세요.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면 사회적 가치에 어긋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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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에세이 출간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12.02. photocdj@newsis.com


김 교수는 1920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평안남도 대동군 송산리에서 자랐다. 도산 안창호(1878∼1938년) 선생의 설교를 듣고, 윤동주(1917~1945) 시인과 동문수학했다. 고향에서 해방을 맞이했고, 1947년 탈북해 이후 7년간 서울중앙중고등학교의 교사와 교감으로 일했다.

1954년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강단에 선 뒤 31년간 후학을 양성했다. 현재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로, 103세의 나이에도 방송과 강연·집필 등 왕성한 활동을 소화하고 있다.

건강의 비결을 묻자 그는 "무리하지 않고 일을 계속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100살이 넘으니 건강때문에 편안한 시간이 별로 없어요. 그래도 일이 남아있으니 그 일은 끝내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그 일 가운데 책 집필이 들어가 있어요. 내년에 책 두 권을 더 내놓을 예정입니다. 제가 일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까지 인생을 살면 좋겠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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