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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뿔쇠오리 왔는데...문화재청, 마라도 길고양이 내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

등록 2023.02.25 05:00:00수정 2023.02.25 08:52:35

[제주=뉴시스] 24일 마라도에서 발견된 고양이에게 잡아 먹인 것으로 추정되는 뿔쇠오리 사체. (사진=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 제공) 2023.02.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24일 마라도에서 발견된 고양이에게 잡아 먹인 것으로 추정되는 뿔쇠오리 사체. (사진=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 제공) 2023.02.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올해 처음으로  알을 낳으러 마라도로 날아온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들이 뼈째로 발견됐다.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는 24일 뿔쇠오리가 주로 머무는 마라도 동쪽 절벽 주변 잔디밭에서 확인한 뿔쇠오리 4마리 사체들을 확인했다. 일부는 뼈에 깃털만 붙어있었다.

센터는 마라도에서 뿔쇠오리를 이렇게 공격할 수 있는 개체로 고양이를 지목했다. 과거 주민들이 쥐를 잡으려고 들여온 고양이들이 야생화하고 개체 수가 늘어 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됐기 때문이다.

더 많은 뿔쇠오리가 마라도로 날아오기 전에 문화재청은 이달 말까지 마라도 천연보호구역 내 길고양이 모두 구조해 관할 동물보호소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동물권 단체는  "고양이가 뿔쇠오리 개체수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반출을 강행하고 있다"며 뿔쇠오리와 길고양이 공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뿔쇠오리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3.02.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뿔쇠오리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3.02.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야행성 포식자들에 취약한 뿔쇠오리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뿔쇠오리는 국내에서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국제적으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 종으로 등재된 멸종위기 조류다.

등, 허리, 어깨깃은 잿빛이며 이마와 앞머리는 검은색이다. 폭넓은 검은 띠가 부리 기부에서 눈을 거쳐 멱까지 뻗어있다. 나머지 배는 전부 흰색이며 어깨에는 줄무늬가 없다. 몸길이는 약 24㎝, 체중은 약 183g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5000마리에서 1만 마리 미만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200마리 정도가 매년 3월이면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를 찾아와 6월까지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며 지낸다.

현재 확인된 뿔쇠오리 서식지는 전 세계에서 40곳 정도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구걸도, 마라도, 여수 백도, 독도 등 4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에 있다.

뿔쇠오리는 무인도 해안이나 암초에 집단으로 번식하는데 암석과 암석 사이, 모래땅이나 초지 땅 구멍을 둥지로 이용한다.  

피해 조사를 위해 마을주민, 관계기관, 전문가, NGO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에 참여한 최창용 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는 2017~2018년에도 뿔쇠오리 약 25마리에게서 길고양이로 추정되는 포유류에 의한 피해를 확인했다.

최 교수는 "뿔쇠오리는 다른 종과 달리 숲속 돌 틈이나 절벽에 돌 틈에 번식한다"며 "사람이 들어가서 개발하다보니 절벽을 제외한 곳에 서식할 수밖에 없어 절벽으로 몰려서 살아남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뿔쇠오리 서식 상황을 설명했다.

"2018년 마라도에서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뿔쇠오리 사체들이 매가 아니라 육상 포유류에게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했고 덤불 아래나 절벽 틈 등 매가 아닌 포유류가 이를 잡아서 덤불에 들어가서 포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뿔쇠오리는 야간에 번식지로 오는 습성이 있다. 뿔쇠오리는 매가 가장 좋아하는 크기의 먹이라 매를 피하려고 주로 야간에 둥지로 돌아온다. 다른 바닷새처럼 약 20년을 사는 동안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가서 번식하는 특성이 있다.

최 교수는 "바닷새는 다른 종의 조류와 달리 성장이 늦고 낳는 알도 적다"며 "바닷새 번식지 마라도는 원래 무인도였다가 사람이 들어가서 산지 얼마 안 됐다. 그렇기에 아직까지 뿔쇠오리가 살아 남아있다. 사람이 잡아먹고, 고양이가 잡아먹고, 쥐가 잡아먹고 해서 바닷새는 멸종에 이를 가능성 높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마라도 돌 틈에 있는 길고양이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23.02.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마라도 돌 틈에 있는 길고양이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23.02.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뿔쇠오리와 고양이 공생 아닌 분리가 이상적 해결책

현재 마라도 천연보호구역 조사 과정에서 뿔쇠오리 위해동물로 고양이와 집쥐가 지목됐다. 최 교수는 "두 종 모두에게서 피해가 발생한다"며 "근본적으로 전 세계적 멸종위기 종 보호 측면에서는 긴급하게 개체수를 줄이는 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양이 자체는 아무리 먹이를 주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움직이는 것에 대한 공격성 있어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며 "절대적인 피해 건수를 줄이려면 개체수를 줄이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고양이 한 종이 뿔쇠오리 한 종이 아닌 100종, 200종에 달하는 새, 그리고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 번식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고양이, 쥐 자체를 모두 없애는 것"이라고도 했다

"마라도는 면적이 좁고, 고양이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기에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수준, 감수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고양이 개체수를 줄이게 되면 단순히 뿔쇠오리 뿐 아니라 다른 철새에 대한 피해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제주도 서귀포시 축산과에 따르면 현재 마라도에 서식하는 길고양이는 약117마리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이 천연보호구역 위해 생물 피해 대처방안 마련을 위해 실시한 기초연구 결과 지난 10일 육안으로 확인한 개체는 약 70~80마리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반출된 고양이들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강구하고 마라도 내 소유자가 있는 고양이만 문화재구역 상황 등을 고려해 별도 지침을 마련해 마라도에 있게 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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