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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터뷰]'음악계 우영우' 공민배 "더 많은 무대에 서고 싶어요"

등록 2023.04.06 09:45:43수정 2023.04.06 14: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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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 판정

11살 때 바이올린 시작 음악에 집중

7일 서울시향과 '행복한 음악회'서 공연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음악계의 우영우'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군이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서울시향 오케스트라 리허설룸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에 앞서 공연 시연을 하고 있다. 2023.04.05.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음악계의 우영우'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군이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서울시향 오케스트라 리허설룸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에 앞서 공연 시연을 하고 있다. 2023.04.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반갑습니다. 저 공민배입니다."

그가 먼저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 인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눈을 맞췄다. 5일 서울 광화문 서울시립교향악단 오케스트라 리허설룸에서 만난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19)는 명랑하고 쾌활했다. 오는 7일 서울시향과 함께 '아주 특별한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음악계의 우영우'로 불리는 그는 아주 특별한 피아니스트다. 5살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 판정을 받았다. 치료를 위해 피아노를 치다 11살에 바이올린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화제가 됐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처럼 천재성을 가진 고기능 자폐인이다.
 
음악을 하면서 그는 변해갔다. 더 이상 귀를 막지 앉았고, 눈을 마주볼 수 있게 됐고, 사람들을 찾아가 인사를 한다. 참을성도 좋아졌고, 밥도 잘 먹는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어머니 임미숙씨는 "10점이 만점이라면 8점까지는 온 것 같다"고 했다. "아직 밥은 잘 안 먹어요. 제가 밖에 있어도 민배에게 밥 먹으라고 전화를 해야지 스스로 챙겨먹지는 않아요. 음악에 굉장히 집중하거든요. 몰입하는 것, 그것도 자폐증상인 것 같아요."

현재 화성나래학교에 재학 중이다. 서울시향과는 사회공헌 프로젝트 '행복한 음악회, 함께!'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이번이 네번째 협연이다. 뉴욕 필하모닉의 현 음악감독이자 세계적인 지휘자, 압 판 츠베덴과 공연을 앞두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음악계의 우영우'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군이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서울시향 오케스트라 리허설룸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4.05.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음악계의 우영우'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군이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서울시향 오케스트라 리허설룸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4.05. [email protected]



"아아아, 마이크 테스트, 하나둘 하나둘." 리허설룸에서 만난 그는 "멋진 연주를 들려드리겠다"며 "저에게 음악은 전부"라고 했다. 음악에 대해 말할 때 정말 신나 보였다. "재미있다", "신난다", "완전히 즐겁다"는 자동말 처럼 나왔다.

긴 질문속 짧지만 명료한 답이 이어졌다. 피아노를 먼저 시작했는데 왜 바이올리니스트가 됐냐고 묻자 "바이올린이 더 재밌습니다. 더 즐겁고, 잘합니다"라고 했고, 멘델스존 협주곡에 대한 느낌에 대해서는 "우아하고 감미로운 느낌이 있습니다"라고 막힘없이 말했다.

음악에 빠진 아들에 어머니 임미숙씨의 마음은 복잡하다. "민배가 음악을 너무 좋아하긴 하는데, 사람이 먹고 살아야 하잖아요. 어떤 게 옳은 지 모르겠어요." 어머니는 그의 말을 대변하고 있다. "터무니없는 상상이지만 장애인 몫으로 오케스트라 단원을 뽑는다면 꼭 지원하고 싶어요."

임미숙씨는 "지금은 누가봐도 자연스러운데 15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자폐 중에서도 심한 편이어서 먹지도 않고, 화장실도 안 가고, 눈도 안 마주쳤다."고 했다. 어릴 때는 보통의 사람들이 잘 듣지 못하는 작은 소리들이 그를 괴롭혔다. 예민한 청력 때문에 귀를 막고 고통스러워했다. 씹는 것이 괴로워 잘 먹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음악계의 우영우'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군이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서울시향 오케스트라 리허설룸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에 앞서 공연 시연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2023.04.05.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음악계의 우영우' 바이올리니스트 공민배군이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서울시향 오케스트라 리허설룸에서 열린 그룹 인터뷰에 앞서 공연 시연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2023.04.05. [email protected]



음악이 그를 변화시켰다. 처음에는 피아노, 그 다음에는 바이올린이었다. "제가 일을 해야 해서 민배를 피아노학원에 보냈어요. 학교를 오후 2시에 마치고 피아노학원에 가면 4, 5시까지는 봐주니까요. 6개월쯤 지나니 피아노를 너무 잘치는 거에요.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아왔어요. 몇 년이 지나고 그 학원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친대요. 또 보냈죠. 2시간 더 맡길 수 있으니까 7시쯤 일을 마치고 데려갈 수 있잖아요."

공민배는 학교를 마친 후 매일 4시간을 학원에서 보냈다. 선생님과의 레슨은 15분, 나머지 시간은 음악 속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집에서는 해외 오케스트라의 영상을 보며 지휘를 흉내냈다. "학원에 다닌 3년 동안 민배의 바이올린 연주를 못 봤어요. 집에는 바이올린이 없었거든요. 6학년때 선생님을 바꾸고 바이올린을 사면서 알았어요. 우리 아들에게 재능이 있구나." 어머니 임미숙 씨는 “우연히 만나게 된 음악이 아이를 살렸다”면서 "자폐 아이들에게 꼭 악기를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음악이 내 전부"라는 공민배는 "즐거운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 편안한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것, 그리고 진정한 마음"이 "멋진 연주"라고 했다.

"제가 열심히 연습해서, 더 많은 무대에서 연주하고 싶습니다. 제가 더 많은 곡을 배우고, 해석도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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