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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피아니스트 하야토 "연주할 때 구원받는 느낌"[문화人터뷰]

등록 2023.07.22 07:40:00수정 2023.07.22 1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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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제 고양이를 위해 '큰 고양이 왈츠'를 작곡했어요. 크고 뚱뚱하지만 점프하고 놀 때는 재빠른데 이런 대비를 음악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스미노 하야토(27)는 피아노를 연주할 때 잔뜩 신난 표정이다. 음악을 한껏 즐기고, 청중에게도 자신의 즐거움을 전파한다.

하야토는 3살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어릴 때부터 여러 대회를 휩쓸며 일본에서 피아노신동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과를 선택했다. 수학에 재능이 있던 그는 명문 도쿄대 공대의 학부와 석사과정을 총장상까지 받으며 마쳤다.

졸업 후 일본의 IT기업에 입사할 예정이었지만 그는 재학중에도 음악을 이어갔다. 2021년에는 입사를 포기하고 세계 3대 콩쿠르인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 도전했다. 비전공자 최초로 세미파이널리스트에 진출, 세계 클래식계에 놀라움을 안겼다.

그에게 수학·공학과 음악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학교에서 자동편곡과 채보 등 음악정보처리기술과 인공지능을 연구했다. 하야토는 22일 뉴시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사실 음악과 수학·공학은 아주 밀접하다"며 "다른 음악가들보다 제가 이 밀접한 관계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행운"이라고 했다.

"클래식은 어릴 때부터 제가 가장 많이 접해 온 음악이고, 저를 표현하는 데 있어 근원이 돼왔어요. 클래식이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는 음악이라는 것은 그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거죠. 그런 음악을 연주하며 작품과 제가 일체화 됐다고 느낄 때, 엄청난 감동과 흥분을 통해 마치 삶이 구원받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하야토는 자신에 몰두하고 깊게 파고드는 여느 천재들과 달리 세상과 적극적으로 교감한다. 그가 중학생 때부터 운영해온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124만명이다. 누적 조회수는 1억5000만뷰 이상이다.

고양이를 워낙 좋아해 유튜브명도 '카틴'(Cateen)이라고 지었다. 그의 채널에는 자신의 고양이 '푸딩', '첼로'과 함께 찍은 '큰 고양이 왈츠' 연주 영상 등 신선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가득하다. 특히 장난감 피아노로 연주한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 연주 영상은 1000만뷰가 넘는 폭발적 조회수를 기록했다.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콘텐츠, 그러면서도 저 스스로 재미있고 가치 있게 느껴지는 콘텐츠를 하죠."

하야토는 "다른 이들과 동일한 콘텐츠를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 쉽게 잊혀지기 십상"이라고 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가치를 알아봐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해요. 보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다면 지속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잖아요."

하야토는 오는 7월24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올라 두번째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다. 피아노와 오르간을 넘나들며 올라 바흐, 라모, 굴다, 카푸스틴의 작품을 선보이며 변화무쌍한 연주력을 선보인다. '큰 고양이 왈츠'와 '태동' 등 자신의 자작곡들도 선보인다.

"태동은 2021년 쇼팽 콩쿠르 직후에 작곡했어요. 콩쿠르 이후에 재탄생한 제가 반영됐어요. 하지만 음악의 의미보다는 음악 그 자체를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야토는 "카푸스틴의 작품은 클래식과 재즈 요소가 혼합된 음악"이라며 "두 장르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도전적이면서도 흥미롭다"고 했다. 굴다의 작품에 대해서는 "마무리 카덴차 부분에서 제 식대로 즉흥적으로 해석하고 연주할 예정"이라고 했다. 라모에 대해서는 "매우 명확하고 그루브적 요소가 깃들어 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야토는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진화를 이뤄가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 "피아노를 계속해서 연주하고, 작곡과 편곡 공부도 지속할 예정이에요. 나중에는 영화음악, 피아노,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까지도 쓰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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