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에드몬슨식' 딱지에서 '코레일톡' 앱까지…한국철도 승차권 125년史

등록 2024.01.24 06:00:00수정 2024.01.24 09:31:2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매표소 앞 밤샘 줄서기 이젠 사라져

모바일·온라인 등 자가 발권율 80%

올 설연휴 열차표 구하기 클릭 전쟁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호남·전라·장항·중앙선 등 설 연휴 기차표 예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용산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승차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 지어 대기하고 있다. 2017.01.1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호남·전라·장항·중앙선 등 설 연휴 기차표 예매가 시작된 11일 오전 서울 용산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승차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 지어 대기하고 있다. 2017.01.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기차표 예매가 최근 비대면 온라인 예매가 대세로 굳혀지면서 철도역사와 함께해온 종이 승차권에도 관심이 쏠린다.

24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비대면 예매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020년 9월부터 전면 도입됐다. 모바일과 온라인 등으로 예매가 진행되면서 자가 발권율은 80%를 넘어섰다.

특히 이달 초(8~11일)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올 설 연휴(2월8일~12일) 기차표 예매는 광클릭 전쟁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그 결과 올 설 명절 기차표 예매는 166만석 중 88만1000석이 판매됐고, 예매율은 52.9%를 기록했다.

그러나 비대면 예매가 정착화되면서 예년 연례행사로 여겨졌던 매표소 앞 밤샘 줄서기와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한 몸싸움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당시 종이 기차표를 기억하는 기성세대의 추억은 남다르다.

국내에서는 1899년 개통 초기부터 '에드몬슨식' 승차권을 가장 오래 사용됐다. 두꺼운 직사각형 형태에 앞면은 출발역과 도착역·열차 등급·운임 등을 인쇄하고 뒷면에는 일련번호가 찍혔다. 승차권 발매시 연월일을 날인했으며, 열차번호와 호차, 좌석번호는 매표직원이 직접 손으로 적었다. 역과 차내에서 검표를 위해 펀치(개표 가위)로 구멍을 뚫어 사용했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1999년 국내 철도 개통때부터 사용됐던 에드몬슨식 승차권. 2024.01.24.(사진=코레일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1999년 국내 철도 개통때부터 사용됐던 에드몬슨식 승차권. 2024.01.24.(사진=코레일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책처럼 묶여 있는 책자식(冊子式)의 승차권도 사용됐다. 차내 열차승무원이 발권하던 ‘대용(代用)승차권’에 쓰였는데 매표창구가 없던 간이역이나 열차에서 승차권을 발행할 때 사용됐다. 한번 발행 시 승객용, 보존용, 보고용으로 세 개가 필요해 역무원이 별도의 먹지를 갖고 다녀야 했다. 이후에는 특수용지가 나와 사용됐다.

에드몬슨식과 책자식 모두 위조와 변조를 막기 위한 고유문양이 인쇄된 것이 특징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전신인 철도청 로고가 원형으로 사용됐고 열차종별(등급)에 따라 색상도 달랐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오랜 시간 이어온 재래식 승차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정보통신산업의 육성과 컴퓨터 산업, 통신 기술이 발달되면서 1981년 서울역을 비롯한 시범역에서 당시 최고급 열차였던 ‘새마을호’ 승차권을 전산으로 발매했다. 하지만 승객이 직접 발권한 것은 아니었다. 역무원이 발매기에서 승차일시와 열차 종별 등을 직접 입력하고 발행 가능한 열차 승차권을 도트프린터로 찍어내는 형식이었다.

1988년이 되서야 충북선, 장항선, 중앙선과 경춘선, 태백선과 영동선까지 전국 모든 역에 전산발매기가 설치되면서 전산승차권이 발매됐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전산 승차권. 2024.01.24.(사진=코레일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전산 승차권. 2024.01.24.(사진=코레일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데 전산발매에도 한계가 있었다. 검표 및 개표 과정에서 에드몬슨식 승차권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4월 KTX 고속열차가 개통되면서 승차권의 예매방식에도 큰 변화를 주면서 자성(磁性)승차권 시대를 열었다.

자성 승차권은 뒷면에 자성띠(Magnetic Stripe)가 있어, 발행 시 각종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자동개집표기를 통과할 때 사용했다. 자성승차권이 도입되며 100년 넘게 사용되던 에드몬슨식 승차권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자성식 승차권. 2024.01.24.(사진=코레일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자성식 승차권. 2024.01.24.(사진=코레일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코레일은 인터넷 보급률이 확대되면서 지난 2005년 4월 KTX 개통 1주년을 맞아 홈티켓을 등장시켰다. 홈페이지에서 직접 기차표를 예약하고 프린터로 승차권을 인쇄하는 방식이었다.

2006년 9월에는 휴대전화 문자로 발권되는 ‘SMS티켓’과 2009년에는 ‘모바일 e-티켓’을 등장시켰다. 휴대전화에 승차권 예매 프로그램을 설치해 승차권을 조회하고 발권과 반환까지 가능해 많은 승객이 이용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발달로 코레일톡이 성장하면서 ‘SMS티켓’과 ‘모바일 e-티켓’은 각각 지난 2013년과 2016년까지만 운영됐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코레일 홈티켓. 2024.01.24.(사진=코레일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코레일 홈티켓. 2024.01.24.(사진=코레일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승차권 예약발권 서비스가 시작됐다. 코레일은 2010년 12월 ‘글로리코레일’ 이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앱을 개발했고, 2012년 11월부터 지금의 코레일 톡(KORAIL Talk)’으로 이름이 바꿨다.

승객이 휴대폰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스스로 좌석을 선택하고 예약-결제하고, 여행변경이나 반환도 가능해졌다. 지인에게 승차권을 선물하고 변경 및 취소도 가능해 실물 종이 승차권이 더 이상 필요 없는 티켓리스(Ticketless)시대가 열렸다.

더 나아가 코레일 톡은 관광부터 짐배송까지 하나의 교통서비스로 연결하는 마스(MssS)로 확대한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코레일톡의 부가서비스의 모습. 2024.01.24.(사진=코레일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코레일톡의 부가서비스의 모습. 2024.01.24.(사진=코레일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MaaS는 Mobility as a Service의 앞 글자들을 따서 만든 조어로 ‘서비스로서의 이동 수단’이라는 뜻이다. 철도와 버스, 택시 등 다양한 이동 수단에 대한 정보를 통합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루트를 제공하는 철도 중심의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다.

코레일톡 하나로 승차권부터 관광지, 렌터카, 짐배송 등 한번에 예약할 수 있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환경으로 개선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 역사와 함께 한 종이승차권에서 인공지능(AI) 기능 탑재를 눈앞에 둔 코레일톡까지 철도 서비스는 진화하고 있다"며 "향후 철도의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집에서 여행지까지 모든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가능케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