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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부동산 펀드, 개인들에 충분히 공시했나"…금감원 집중 모니터링

등록 2024.02.23 15: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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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도래 펀드, 현 상황 제대로 알려야…절차도 중요"

올해 만기 도래 공모펀드 9333억…일부 손실 불가피

"불완전판매 아직 확인된 바 없어"

"해외부동산 펀드, 개인들에 충분히 공시했나"…금감원 집중 모니터링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 기준을 마련 중인 금융감독원이 개인들에게 판매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대해선 주요 정보가 충분히 공시됐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리스크 요인이 발생했을 때 공시가 있었는지, 펀드 만기 도래시 투자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현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등이 모니터링 대상이다. 나아가 진단 후 시행령 손질 등 제도 개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투자가 가능한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설정액은 총 2조3000억원이며, 이 중 올해 만기 도래 금액은 9333억원 가량이다.

금감원은 이들 펀드에서 일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21개 중 4개가 배당 유보 상태에 있고,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8개 펀드 중에서도 1개 펀드(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는 배당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만기 연장 펀드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피렐리 연구개발(R&D) 센터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투자밀라노1호는 자산 가치가 매입가보다 하락하면서 2027년으로 만기를 연장했다. 독일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 중인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도 80% 가까운 평가손실이 발생해 만기를 연장했다. '하나대체투자나사1호' 역시 매각 대상자를 찾지 못하면서 만기 연장을 위한 수익자 총회를 다음주 개최할 예정이다.

일부 손실이 확정된 펀드에서 개인 투자자들 민원까지 발생하자 금감원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앞서 손실이 확정된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호(맵스미국9-2호)'의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모집 당시 판매 증권사가 해외부동산 펀드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투자를 권유했으며, 운용사 역시 만기를 앞둔 시점까지 위험 사실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입장이다.

운용사는 부동산을 매입가보다 달러 기준 약 30%, 원화 기준 20% 싼 값에 매각을 결정해 펀드 수익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관련 증권사로부터 자료를 제출받는 등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지만, 불완전판매 소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현재까지의 공식 입장이다.

다만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이슈보다 충분히 공시를 통해 위험을 알리고 있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병칠 부원장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손실 발생 가능성이나 만기 임박 펀드의 향후 처리 방향에 대해 충분한 투자자 공시가 있었는지 부분에 대해 해당 문건 등 조사를 통해 확인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해외부동산 공모펀드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자산운용감독국의 모니터링 방향과도 동일하다. 해외부동산 펀드는 주식 등 시장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상장증권과 달리 정보가 제한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운용상 발생한 리스크, 발생 가능한 리스크, 또 현재의 상황 등에 대해 투명하게 공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만기 연장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절차가 지켜지지 않는 케이스가 있을지가 주요 점검 포인트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자 동의를 충분히 받지 않은채 사후동의를 받는 식으로 하는 곳도 있어, 공모펀드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모니터링과 진단 이후 시행령 등 개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법령상 공시 책임에 대해서는 명시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시행령 등 보완할 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만기 연장 펀드가 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정확하게 잘 제공하라고 지도하고 있다"며 "만기가 다가올수록 투자자들에게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잘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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