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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 "내 안의 용암 토해낸 느낌…손도 완벽 회복"(종합)

등록 2024.04.19 12:21:45수정 2024.04.19 12: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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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애플 뮤직 클래시컬 협업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9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에서 열린 애플 뮤직 클래시컬(Apple Music Classical) 런칭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2024.01.2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애플 뮤직 클래시컬 협업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9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에서 열린 애플 뮤직 클래시컬(Apple Music Classical) 런칭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2024.01.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10년 동안 속에 있던 용암을 이제야 밖으로 토해낸 느낌입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19일 첫 정규 스튜디오 앨범 '쇼팽: 에튀드'를 발매했다. 세계적 레이블 '데카'를 통해 발매된 이 앨범에는 '쇼팽:에튀드' 10번과 24번 연습곡 24개가 담겼다.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NEC)에 재학 중인 임윤찬은 현재 머무르고 있는 보스턴에서 국내 언론들과 온라인 인터뷰를 갖고 "이그나츠 프리드만 등 굉장히 많은 음악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았지만 이 나이에 꼭 이 산을 꼭 넘고 싶다는 의지가 이 음반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음표 뒤에는 항상 숨겨진 내용이 있는데 해석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했어요. 저는 에튀드 뿐 아니라 다른 곡을 연주할 때도 철저하게 고민하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를 고민합니다. 그 과정이 힘들고 오래 걸리지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악보 너머의 이야기에 파고들기 위해 임윤찬은 쇼팽의 마지막 제자 에밀 데콩브를 사사한 알프레드 코르토가 쓴 '쇼팽을 찾아서'를 탐독했다. "교육자 쇼팽, 그의 외모와 연주, 말년의 이야기들이 저에게 굉장이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이번 앨범을 위해 임윤찬은 하루 12시간씩 연습했다. 특히 작품번호 25번 제 7번은 두 마디를 연습하는데 7시간 이상이 걸릴 정도였다.

"어떻게 두 마디를 7시간 동안 연습하느냐는 분들도 있는데 첫 음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연습이 아닌 겁니다. 저는 심장을 강타할 때까지 첫음을 연습해요. 첫 음이 마음에 들어야 두번째 음으로 넘어가죠. 두번째 음도 심장을 강타하면 그 다음엔 첫음과 두번째 음을 함께 눌러요. 그게 심장을 강타할 때까지요."
 *재판매 및 DB 금지

임윤찬은 "연주자가 음을 치자 마자 귀로 들을 시간도 없이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들이 있다"며 "저는 심장을 강타해버리는 그런 음악을 하는 음악가들이 '근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시대가 내린 천재들, 축복 받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거죠. 저같이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며 진실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녹음 과정은 즐거웠다. "일단 마음이 가는대로 연주를 했어요. 제가 너무 쇼팽이 남긴 텍스트에서 벗어난다 싶으면 디렉터분이 잡아주셨죠. 그래서 밸런스를 잘 맞춰 녹음할 수 있었습니다. 스튜디오 녹음의 장점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다 연주한 다음에 마음 드는 것들을 골라낼 수 있다는 겁니다. 긴장하지 않고 연주했고, 하고 싶은 것을들 다 해서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었어요."

작품번호 25번 제9번 '버터플라이 윙스'에서는 파격적 변주를 선보였다. "녹음 과정에서 왼손 음을 바꿔서 쳐봤습니다. 디렉터분이 매력적이고 굉장히 특별한 왼손 즉흥연주라고 해주셔서 그대로 음반에 담기게 됐어요.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임윤찬은 지난달 손에 무리가 와 의사의 권고에 따라 보름간의 해외공연을 취소해야 했다.

그는 "1, 2주 가량 쉬고 나니 완전 정상으로 돌아왔고, 연주에 전혀 무리가 없다"며 "하지만 너무 무리하면 또 아파질 거니까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에서의 유학생활에 대해서는 "이곳에 지내는 시간이 굉장히 적다"며 "계속 연습하고 다른나라에 가서 연주하고, 또 돌아와 연습하고 그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이 좀 커졌지만 크게 다른 건 못 느껴요. 이런 환경이 제 연주를 크게 변화시키는 것 같지는 않고요."

임윤찬은 "새로운 곡을 익히는 것은 너무 좋아하는 일이라 그렇게 힘들지 않다"며 "공연이 너무 힘들면 그냥 '힘들구나' 하는 편이다. 그냥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7세부터 피아노 연주를 시작한 임윤찬은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18세로, 최연소 우승을 기록했다. 결선 연주곡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영상은 유튜브 전 세계 순위 24위, 13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 유튜브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다.

그러나 임윤찬은 당시 연주에 대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제 진짜 모습이 아니다"라고 했다.

임윤찬은 "콩쿠르라는 힘든 환경 속에서 제가 너무 딱딱해져 있었던 것 같고, 갇혀 있는 느낌도 있었다"며 "지금은 그 때보다 더 긍정적이고, 무대 위에서 약간의 여유도 생겼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했다.

"달라져야만 하죠. 제 음악은….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또 그동안 많이 연습했어요.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좋게 변하고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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