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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밸류업 공시"…1호 언제쯤

등록 2024.05.27 15:49:15수정 2024.05.27 17: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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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4분기 공시" 첫 예고…밸류업 지수서 빠지나

우수기업 선정해야 하는데…공시 기업수 충분할까

"오늘부터 밸류업 공시"…1호 언제쯤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정식으로 첫발을 뗐다. 준비가 된 상장사들은 27일부터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올릴 수 있다.

다만 상반기 중 공시 참여 기업이 많지 않을 경우 첫해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부터 밸류업 우수기업을 선정하는데 기업들의 공시 이행 성과까지 충분한 평가가 이뤄지기 위해선 상반기 참여사가 많아야 우수기업 타이틀에 공신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3분기엔 밸류업 지수 개발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는데, 충분히 매력적인 기업들이 들어올지도 미지수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전체 상장사를 대상으로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상장사들은 이날부터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별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할 수 있다.

당장 공시가 어렵다면 언제쯤 공시할지 예고부터 하는 것도 가능하다.

첫 타자로는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듯 금융지주가 나섰다. KB금융은 올해 4분기 중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예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금융지주, 은행 등은 정부의 정책 호응도가 높기도 하고 주주 환원에도 적극적이라 밸류업 공시에 선제적으로 나설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다. 만성적 저평가 업종이란 점에서도 투자자와의 소통 등 공시 유인이 컸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나선 금융주조차 4분기 공시를 예고하면서 실제 밸류업 공시 1호 기업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늦게 공시하기에는 투자자들 눈치가 보이지만 1호만큼은 피하겠다는 것도 전반적인 분위기다. 아직까지 세제 혜택 언급이 빠져있는 점도 기업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다.

상장사들 동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제 막 가이드라인이 확정된 만큼 상장사들도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며 "적어도 다음달 공시담당자 교육 일정 등을 소화한 뒤 공시에 나서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투자자들의 성원에 공시를 안하긴 어렵겠지만 다들 1호 기업이 되기는 부담스러워한다"고 덧붙였다.

거래소가 진행하는 밸류업 간담회에 참여했던 한 대기업 IR 담당자는 "아직 공시 여부와 시기 모두 검토중"이라며 "우리뿐 아니라 대부분 상장사들이 이제 확정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일 것이고 일단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코스피 상장사 관계자는 "연구개발(R&D) 지표에 대한 목표를 잡고 어떤 핵심 인프라 자원에 투자할 건지, 주주환원은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라면서도 "다만 공시를 언제 어떻게 할지는 미지수고 다른 기업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행동에 나설 거 같다"고 답했다. 한편으론 "기업들을 유인할 세제 혜택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공시하는게 이익이 되는 걸까 싶기도 하고, 눈치보고 있다"고도 귀뜸했다.

문제는 상반기 중 기업들의 공시 참여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첫해 밸류업 프로그램 자체에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상장사들의 공시 유도를 위해 우수기업 선정을 선정하는 등 '네임 앤드 셰임' 방법을 쓸 예정이다. 당장 3분기에는 우수 밸류업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를 산출할 예정이며, 내년 5월부터는 매년 우수 기업 10개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상반기 중 공시 기업이 많지 않으면 우수 기업 선정의 기준 등 공신력에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계획 공시를 지난지 시간이 흐른 기업들이어야 공시한 계획대로 충분히 투자자와 소통했는지,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고 달성하려 노력했는지 등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장 3분기 산출되는 지수에도 4분기 공시를 예고한 KB금융은 빠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주들이 KB금융과 발맞춰 4분기 중으로 공시 내면 밸류업 지수로 만들어지는 상장지수펀드(ETF) 매력 역시 반감될 우려가 있다.

한편 거래소는 상장사들의 자율적 공시를 강조하며 지원을 위해 다음달까지 공시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중소형 상장사들을 대상으로는 업체 선정 후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 및 공시 영문번역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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