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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고공행진 때문에"…꺾이지 않는 물가 우려

등록 2024.05.29 07:00:00수정 2024.05.29 07: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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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보다 5.3원 내린 1358.50원에 마감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0.14 포인트(0.01%) 하락한 2722.85, 코스닥 지수가전 거래일 보다 3.02포인트(0.36%) 상승한 851.01에 마감했다. 2024.05.28.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보다 5.3원 내린 1358.50원에 마감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0.14 포인트(0.01%) 하락한 2722.85, 코스닥 지수가전 거래일 보다 3.02포인트(0.36%) 상승한 851.01에 마감했다. 2024.05.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늦춰지면서 연말에도 1300원대 환율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높아졌다.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을 높이는 만큼 물가를 자극할 우려도 커졌다는 시각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43.68로 전월보다 3.9%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으로, 지난 2022년 11월(147.92) 이후 최고치다.

최근 수입물가 상승은 환율과 국제 유가가 오른 영향이 크다. 중동 지정학적 분쟁 확대 우려에 국제유가 높아진 가운데 환율까지 치솟으면서 도입 단가가 크게 올랐다는 설명이다.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고물가 지속 우려도 높아졌다. 수입물가는 생산자물가를 자극하고, 이는 그대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밀어올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고물가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농산물 급등세가 진정되고, 중동 리스크도 완화되면서 하반기 물가 안정의 열쇠는 환율이 쥐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올 들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1300원대 중반으로 올라선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6일 장중 한때 17개월 만에 1400원를 터치하기도 했다. 전날 역시 1358.5원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제유가는 진정세다. 지난달 중순 배럴당 90달러까지 치솟았던 브렌트유는 최근 중동 분쟁이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82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생산물가는 전월대비 0.3% 상승해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지만, 농림수산품은 3.0% 하락하며 진정세다. 세부적으로 농산물이 4.9%, 수산물이 4.2% 각각 내렸다.

한은 관계자는 "수요 측면에서는 깜짝 성장이, 공급 측면에서는 유가와 농산물, 환율 등에 따라 물가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최근 농산물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앞으로의 환율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봤다.

문제는 환율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기는 견조한 경기에 당초 2분기에서 3분기까지 늦춰진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일주일 전 65% 수준에서 최근 50%대로 밀리면서 불투명해졌다. 금리 인하 시점 연기는 달러 강세로 이어져 고환율로 나타난다.

실제 지난해 말만해도 올해 연말 환율 전망치로 1200원대 진입을 예상했던 전망도 속속 1300원대 유지로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다.

연내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 시기가 늦춰진 데다, 연준이 인하에 나서면 우리나라 역시 금리를 낮출 것이란 예상이 반영된 결과다. 유럽중앙은행(ECB)의 6월 금리 인하 예상도 강달러 전망을 높이는 요소다.

수출 반등에도 내수 침체에 따른 국내 경기 저성장 우려가 높은데 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교보증권은 최근 '2024년 하반기 환율 전망'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345원으로 제시했고, 4분기 전망치로는 1335원을 내놨다.

신윤경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달러 레벨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한은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내수 부진에 따른 저성장은 원화 절상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가를 컨트롤할 가능성이 있지만, 환율은 미국 경기 상황에 따른 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춰지며 한동안 강달러가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오름세는 우리나라 물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이에 따른 외식물가와 서비스 물가 등의 불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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