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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버텨 419배 벌었어요"…밈코인, 랠리 계속되는 이유는

등록 2024.05.29 20:01:00수정 2024.05.29 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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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만원에 매수한 시바이누, 15억원에 매도

1년 동안 8300% 뛴 밈코인도…비트코인 대비 57배

美 대선 앞두고 '금리인하·상승장' 기대감이 재료

헤지펀드까지 뛰어들어…"투자자 광기일 뿐" 지적도

[서울=뉴시스]'도지코인'의 실제 모델인 시바견 '카보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사진=아츠코 씨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도지코인'의 실제 모델인 시바견 '카보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사진=아츠코 씨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단타의 아이콘 '밈코인'의 랠리가 한 달 넘게 이어지자 수익 인증 글이 쏟아지고 있다. 3년 전 시작한 밈코인 투자로 무려 400배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자도 나왔다. 밈코인이 이제는 단기 차익이 아닌 '장투(장기투자)'를 위한 종목으로 거듭난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잇따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밈코인 시가총액(시총) 2위 시바이누(SHIB)의 한 장기 투자자가 3년 만에 40000%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바이누는 밈코인 대표주자 도지코인(DOGE)을 모방한 이더리움 기반 밈코인이다.

가상자산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은 지난 27일(현지시간) X를 통해 "한 시바이누 고래 투자자가 3년 반 만에 수익화를 위해 매도에 나섰다"며 "그는 지난 2021년 2월 1일 2625달러(358만원)에 매수한 시바이누 48.09억개를 이날 110만달러(15억원)에 매도했다. 총 419배의 이익을 거둔 셈"이라고고 전했다.

이보다 더 큰 수익을 거뒀다는 인증 글도 이어졌다. 바로 도지코인과 시바이누 후발주자 '페페(PEPE)' 매수를 통해서다. 페페는 유명 온라인 밈 중에 하나인 개구리 페페를 이용해 만든 이더리움 기반 밈코인으로, 밈코인 시총 3위에 달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룩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페페를 보유한 4개의 가상자산 지갑들이 각각 1000만달러(136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이들 중 최고 수익률은 12만배로, 투자금 대비 500만달러(68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은 4만4673배로 집계됐다.

밈코인 1년 성적표 보니…비트코인 대비 57배

"코인이라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수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모든 코인이 이같은 수익률을 기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29일 오후 3시 코인마켓캡에서 밈코인 시총 상위 6개 모두 상승하고 있다.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캡처) 2024.05.2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9일 오후 3시 코인마켓캡에서 밈코인 시총 상위 6개 모두 상승하고 있다.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캡처) 2024.05.29
 *재판매 및 DB 금지



1년간 성적표를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밈코인들은 최근 1년 동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벤트를 거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보다 최대 80배 뛰었다. 밈코인 시총 상위 6개 코인 중 5개가 대장주들의 상승률을 제친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코인마켓캡 연간 상승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45.03%, 이더리움은 103.02% 각각 상승했다. 대장주들 모두 지난 1년 동안 100%대 상승률을 기록한 모습이다.

같은 시각 밈코인 시총 순위별로 연간 상승률을 살펴보면 ▲도지코인(130.70%) ▲시바이누(227.62%) ▲페페(1023.72%) ▲도그위햇(2266.24%) ▲플로키(813.40%) ▲봉크(8283.56%) 등으로 나타났다. 밈코인 시총 1위 도지코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트코인 상승률을 뛰어넘은 셈이다.

특히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봉크는 비트코인보다 57배, 이더리움보다 80배나 많이 올랐다. 이는 봉크가 다른 밈코인들과 달리 솔라나 기반으로 발행된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5배 넘게 오른 솔라나의 거래량이 폭증한 것에 따른 낙수효과란 설명이다.

美 대선 앞두고 상승장 기대감…트럼프 밈코인은 920배↑

밈코인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 배경으로 금리인하와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이후 이어지는 미국 대선(11월)에 따라 해당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유입된 효과를 누린 것이다. 통상적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는 사이클에서는 밈코인들이 상승세를 띤다.


[댈러스(미 텍사스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18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공식 지지한 전미총기협회(NRA) 회원들에게 연설하면서 2024년 대선에서 투표할 것을 촉구한 뒤 미국민들로부터 총기를 빼앗으려는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수정헌법 2조를 지켜내고, 바이든의 총기 규제 조치들을 해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4.05.19.

[댈러스(미 텍사스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18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공식 지지한 전미총기협회(NRA) 회원들에게 연설하면서 2024년 대선에서 투표할 것을 촉구한 뒤 미국민들로부터 총기를 빼앗으려는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수정헌법 2조를 지켜내고, 바이든의 총기 규제 조치들을 해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4.05.19.


여기에 최근 트럼프 효과도 가미됐다. 친(親) 가상자산 행보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인 옹호 발언'을 직접적으로 하면서 밈코인들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진 것이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디크립트는 28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최근 연설에서 자신을 가상자산 지지자로 내세웠다"며 "이후 관련 밈코인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밈코인으로 불리는 마가(MAGA)는 이번 강세로 전년 대비 900배 넘게 폭등했다. 이날 오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마가 연간 상승률은 9만2081%에 달한다.

마가는 트럼프가 지난 2016년 선거 당시 썼던 대선 구호인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약어인 'MAGA'에서 따온 이더리움 기반 밈코인이다.

이를 목격한 '큰손' 헤지펀드들의 참여도 촉발제다. 밈코인 투자 수요 규모가 상승률과 비례해서 커진 것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소재 벤처캐피탈 스트라토스(Stratos)는 지난 1분기 도그위햇 토큰을 보유한 유동화 펀드를 출시, 약 13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명 벤처 캐피탈리스트(VC) 마크 안드레센과 크리스 딕슨도 해당 펀드에 참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브레반 하워드, 판테라 캐피털 등 유명 투자사들 역시 밈코인에 투자한 사실을 밝혔다.

업계는 이를 두고 헤지펀드 업계가 밈코인의 상당한 수익률에 굴복했다고 평가했다.

앤드류 캉 메커니즘캐피털 공동 설립자 는 X를 통해 "지난 사이클에서 전체 밈코인의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136조5000억원)였다"며 "사이클을 거듭할수록 시총은 배로 증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외에 헤지펀드 등 다양한 투자자들 역시 밈코인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밈코인 열풍이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번지자 '밈코인 옹호론'도 나오고 있다.

케인 워윅 신세틱스(SNX) 설립자는 "밈코인은 금융과 토큰, 문화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밈코인이) 투기 자산이라도 돈이 모이고 생태계가 형성되면 이는 다시 주변 인프라로 흘러간다. 이에 따라 아무런 효용성이 없다는 밈코인 비평가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밈코인의 '거품'을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도 여전하다. 퀸 톰슨 레커캐피털 설립자는 "밈코인 열풍은 개인 투자자의 광기일 뿐"이라며 "게임스탑 때와 같은 도박과 투기"라고 지적했다.

앤드류 캉 설립자는 "밈코인은 글로벌 투기성 유동성의 집합체"라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거품이 낀 채로 수개월간 글로벌 거래가 지속됐다. 아직 밈코인은 갈 길이 멀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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