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원숭이 83마리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다'…범인은?

등록 2024.05.31 08:00:00수정 2024.05.31 09:34:5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신간]폭염 살인

[서울=뉴시스] 폭염 살인 (사진=웅진지식하우스 제공) 2024.05.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폭염 살인 (사진=웅진지식하우스 제공) 2024.05.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멕시코 남부 연안에서 유카탄검은짖는원숭이 83마리가 높은 나무에서 사과처럼 우수수 떨어져 죽은 채로 발견됐다. 사인은 심각한 탈수와 고열이었다.

지난 2021년 미국 태평양 북서부 연안에서는 아직 날 줄도 모르는 새끼 독수리 수십 마리가 불구덩이처럼 달궈진 둥지 위에서 투신했다.

묵시록 같은 죽음은 인간도 피할 수 없었다. 2019년 전 세계 폭염 사망자는 50만 명에 육박했다.
 
책 '폭염 살인'(웅진지식하우스)는 기후 저널리스트 제프 구델은 '열국 열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본 달궈진 지구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산업혁명 이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지난해를 예견한 책으로 미국 사회에서 큰 화제를 일으키며 출간하자 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는 수년간에 걸쳐 남극부터 시카고, 파키스탄부터 파리 등을 오가며 폭염의 생생한 현장을 취재해왔다.

평균기온 섭씨 45도 생존불가지대에 살아가는 파키스탄 시민, 야외 노동 중 희생당한 멕시코인 노동자와 미국 옥수수 농장의 농부들, 수십 명의 기후과학자부터 서식지를 잃은 북극곰까지 그들의 처참한 이야기를 전한다.

북극에 스키 여행을 떠났던 저자는 먹이를 찾아 인간의 거주지로 찾아든 북극곰과 직면하게 되었던 그 순간, ‘죽음 직전에 사형 집행이 연기된 죄인이 된 것 같았다’고 소회한다.

우리 모두가 이 폭염 살인의 공범자임을 부정할 수 없었던 것. 그러나 저자는 '안네의 일기'처럼 우울한 묵시록에도 불구하고 절망은 이르다고 말한다. 2023년 출간 당시 저자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우리는 이대로 끝장인가요?”였다. 그는 그때마다 이렇게 답했다. “지구가 살 만한 별이기를 바라는가? 그러면 팔을 걷어붙이고 싸워라.”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