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인간+컴퓨터·과학+경험이 만든다

인간이 한 최초의 날씨 예측은 기원전 650년경 바빌로니아에서 구름의 움직임을 보고 날씨를 예상한 것이라고 한다. 기원전 300년경 중국에서도 날씨를 예측했다는 기록이 있다.
근대에 와서는 루크 하워드라는 사람이 근대적 구름 분류학의 기초를 놓았다. 이처럼 오랫동안 인간은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과거에 비해 그 예측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여놓았다.
현대과학을 통한 오늘날의 날씨예측은 과연 어떻게 이뤄질까. 이같은 질문에 기상청은 날씨예보는 인간과 컴퓨터, 과학과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답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날씨예측은 기상실황 파악, 자료수집 및 분석, 예보 등 3단계로 이뤄진다.
기상실황 파악 단계에서는 인공위성, 기상 레이더, 라디오존데, 기상관측용 항공기, 해상 부이, 지상 유·무인 관측소 등을 통해 각종 기상정보를 관측한다.
구름사진과 같은 관측 자료는 기상위성으로부터 얻는다. 이보다 낮은 고도 8∼18㎞의 대류권 대기를 측정하는 데는 기상관측센서가 달린 라디오존데가 이용된다. 기상레이더는 이보다 낮은 위치의 구름 수분량, 속도 등을 측정한다. 그리고 지상의 기온, 습도, 바람 등은 유·무인 관측소에서 측정된다.
이렇게 측정된 기상정보는 통신망을 통해 기상청 슈퍼컴퓨터로 집결된다. 이 단계가 바로 자료 수집 및 분석 단계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일본의 수치예보모델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 모델은 첨단 관측 자료나 지역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으로 인해 예보의 정확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5월부터 영국기상청의 통합모델(Unified Model)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수치예보모델에 기상정보데이터를 입력하면 엄청난 계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슈퍼컴퓨터가 이용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슈퍼컴퓨터 3호기를 운영중이다. 이 슈퍼컴퓨터는 5억5400만명이 1년간 계산할 양을 단 1초 동안 계산할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다.
날씨예측의 마지막 단계는 예보 단계다. 수치예보모델을 통해 예상일기도가 만들어지면 예보관들이 이를 해석한다. 이런 해석을 통해 비가 올지 눈이 올지를 예측하게 되는 것이다.
기상청은 서울을 포함한 전국 46개 지점에서 292명의 예보관이 4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은 매일 6차례 이상의 영상회의를 통해 현재의 기상상황과 앞으로의 날씨가 어떻게 변화해 갈지를 토론하고 결정한다. 이렇게 나온 최종 판단이 '일기예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보정확도를 결정하는 중요성을 살펴보면 예보관 능력 28%, 관측자료 32%, 수치예보모델성능 40% 등이라고 한다"며 "그야말로 인간과 컴퓨터, 과학과 경험 등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우리가 매일 접하는 날씨예보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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