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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의장→체어맨(?) 양성평등 감수성 부족

등록 2025.09.01 13:38:55수정 2025.09.01 15: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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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북구의회, '체어맨' 사용…"양성평등 개선 필요"

행정기관, 유모차·저출산·미혼·女직원·처녀 등 여전히 통용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34년 만의 첫 여성 의장인데 '체어맨(Chairman)'이라니"

광주시의회 개원 이래 34년 만에 첫 여성의장이 탄생했지만, 1년이 넘도록 본회의장 의장석 명패에는 여전히 남성 중심주의의 산물인 '체어맨'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체어맨은 '맨파워'(스태프 또는 크루), '파이어맨'(파이어파이터), '맨카인드'(휴먼카인드), '올드맨'(시니어 시티즌) 처럼 성차별적 언어로 인식되면서 '체어퍼슨'(Chair Person) 또는 '스피커(SPEAKER)'로 대체 사용되고 있으나 여전히 광주·전남 일부 의회에서는 체어맨이 통용되고 있다.

광주에서는 광주시의회, 북구의회가 체어맨을, 동구의회는 상하원제에 주로 쓰이는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다. 광주 서구, 광산구, 전남 22개 시·군 의회는 아예 영문표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광주·전남 2개 광역의회, 27개 기초의회 중 여성이 의장인 4곳(광주, 동구, 여수, 진도) 중 체어맨을 사용중인 곳은 광주시의회가 유일하다.

2015년 기존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변경되고 '여성주간'이 '여성평등주간'(9월1∼7일)으로 변경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양성 불평등 언어는 여전한 실정이다. 행정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엄마만 아이를 돌본다'는 고정관념이 깃든 '유모차(乳母車)'와 출산율 저하의 책임이 여성에게만 있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저출산' 이 대표적. 각각 '유아차(乳兒車)', '저출생'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있지만 여전히 습관처럼 사용된다.

결혼을 하지 않는 상태를 '못한'이 아니라 '하지 않은'으로 표현하기 위해 '비혼'이 권장되고 있지만 일상에선 '미혼'이 즐겨사용된다.

이밖에 여직원(직원), 시댁(시가), 외가(어머니 본가), 그녀(그), 집사람(배우자), 처녀(첫) 등도 곳곳에서 통용되고 있다. 부엌데기, 부전자전, 여필종부, 출가외인, 선남선녀, 장인장모 등도 남성 우선주의적 시각이 깃들어 있다는 지적이다.

자연스레 양성평등 언어사전이나 가이드북, 존중언어 사용챌린지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 관계자는 1일 "관행처럼 쓰여온 말들을 인지하고 개선하는 것이 양성 평등한 조직문화의 첫 걸음"이라며 "여성가족재단과 손잡고 차별언어 개선을 위해 양성평등 언어 발굴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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