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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김태원, 그 따뜻한 어록이 책으로 나왔다

등록 2011.11.21 18:51:48수정 2016.12.27 23: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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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김태원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세종호텔에서 열린 '네버엔딩 스토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go2@newsis.com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김태원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세종호텔에서 열린 '네버엔딩 스토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배우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시행착오와 좌절, 그리고 희망과 용기를 적어놓은 책입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작은 힌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자전 에세이집 '우연에서 기적으로'를 펴낸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46)은 21일 "내가 알고 있는 작은 어떤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썼다"고 밝혔다.

 "책을 쓰는데 대략 1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굉장히 많이 배운 분들이 좋은 책을 많이 쓰잖아요. 배우지 못한 사람이 책을 썼을 때 어떤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책이에요. 하하하. 제 자신이 다 겪은 것이기 때문에, 뭐랄까…. 아무런 공식도 없고 어려운 단어가 없는, 즉 옆에서 말하는 듯하게 풀어냈죠. 내가 오래 걸려서 알아낸 것을 (이 책을 통해) 순간에 알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껄껄."

 27년간 부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작곡가로 살다가 최근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MBC TV '스타 오디션-위대한 탄생' 등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할매', '국민 멘토'로 통하게 된 김태원에 대해 그간 대중이 궁금해하던 모든 것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책에 담긴 "내용을 쓰는데 힘든 것은 없었다"고 알렸다. 다만 "나는 10쪽짜리나 1권짜리 책을 1쪽으로 옮기는 작업인 노래 가사를 쓰는 사람인데 책은 1쪽을 1권으로 만드는 것이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자신은 없었지만 흥미있는 게임이라 나중에는 재미를 느꼈어요."

 김태원은 3개 파트로 구성된 책에서 극심하게 소외됐던 아이가 한국 록 음악계에 중심으로 서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마약과 알코올의 늪에 빠졌던 시절의 모습도 고스란히 내보였다. 또 두 번의 감옥살이와 한 번의 정신병원행, 부활을 만들었으면서도 멤버 전원에게 버림받았던 시절도 남김 없이 고백한다.

 1987년부터 1992년까지가 자신의 최악 침체기라고 여겼다. "모든 (좋지 않은) 사건이 포함됐던 시기다. 내 안에서 일어난 일들이 최악인 상황이었다"며 "비오는 날 내 이름을 허공에 대고 계속 불렀다. 미치기 직전까지 갔었다"는 것이다. 

 "1988년 부활 해체 이후 보컬이었던 이승철은 성공가도를 달리는데 나는 부활의 리더로 모든 것을 잃은 시기였죠.  그 상황에서 몸도 정신도 자연스런 상태가 아니었어요. 마약에 심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일종의 자학이자 또는 도피였죠. 마약을 통해 음악을 만들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다는 결론을 냈었어요. 스무살 후반에 음악에 대한 히스테리적 고집 등이 '제 옆에 있는 분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김태원(오른쪽)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세종호텔에서 열린 '네버엔딩 스토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수익을 요한수도회의 장애아동을 위해 모두 기부한다."고 밝혔다.  go2@newsis.com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김태원(오른쪽)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세종호텔에서 열린 '네버엔딩 스토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수익을 요한수도회의 장애아동을 위해 모두 기부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지난 25년간 순수함이 유일한 무기였던 자신에게 최근 3년 간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고 인정했다.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김태원 같은 사람이 저렇게 되는데 나도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김태원의 인생을 알고 있는데 어떻게 사랑 받게 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아닐까"라고 판단했다.

 예능프로그램 출연 이후에 신세계를 살고 있다. "영화에서나 보던 희열을 내가 겪고 있다"며 "너무나 영광스럽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라고 감사해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럴 만했다' 등의 보상 심리는 없다"며 "언제든지 내려갈 준비가 돼 있다. 이 모든 게 나의 자산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려운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살아오면서 가장 큰 자산은 "내가 살아온 모든 순간이다. 심심해서 뒹굴고 있던 중학교 2학년 때 모습도 내 자신도 소중하다"면서 "그렇게 생각해야 내일 심심해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MBC TV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우승자 백청강(22) 등 많은 가수들의 스승으로 꼽히고 있는 것에 대해 "절대로 나 혼자서 이뤄낸 일은 아니지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것을 알아내는 즉시 바로 갚겠다"고 다짐했다. "근데, 멘토하면 김태원. 그것이 참 부담스러워요. 하하하."

 책에는 어렸을 때부터의 꿈인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음악을 시작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기타를 치지 못하던 어릴 적에는 주말의 명화를 보는 것이 낙이었다"며 "언젠가 영화를 만들 꿈이 있다"고 전했다. "많은 돈을 들이기보다는 시나리오 하나로 승부하는 SF물을 찍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예전에 만든 음악보다 지금 만드는 음악에 더 행복이 깃든 것 같다. "영화감독이 SF만 찍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찍는 것과 같다"면서 "내 인생은 한 가지의 테마만 있지 않다"고 알렸다.

 록의 부활을 꿈꾸는 속내도 내비쳤다. "경쟁자를 꼽으라면 '임재범 사단'"이라며 "지금 록 임시정부를 만들고 있다. 내가 부활 사단이라면 임재범은 시나위 계열의 사단이다. 둘 사이에 백두산이 있다. 지금 3파전이 드러났다는 것이 너무나 흥미롭다"며 웃었다. "아직까지 YG엔터테인먼트나 JYP엔터테인먼트 같은 거대한 나라에는 승부를 못 걸죠. 껄껄껄."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김태원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세종호텔에서 에세이집 '네버엔딩 스토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go2@newsis.com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가수 김태원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세종호텔에서 에세이집 '네버엔딩 스토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승철(45)과 한 무대에 서는 걸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다. "그 친구도 살아있고 나도 살아있는데 같이 설 수 있다"며 "다만, 같이 하게 되면 이제는 커다란 음악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이다. "두 사람 다 50세에 가까운 나이에 우리나라 음악계에 메이저로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에요. 우리의 그런 에너지를 좀 더 크고 아름다운 곳에 쓸 수 있는 기회가 오겠죠. 이승철과 싸운 지는 오래됐어요. 내일이라도 통화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아무것도 아니었던 우리에게 이런 관심이 쏟아지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부활의 전 보컬 김재기(1968~1993) 가요제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에 대해서는 "말조차 못할 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서 "지금부터 말하고 다니면 그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라는 바람이 있다"고 재차 확인했다.

 후배들에게 싱어송라이터가 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지금 가요계 일부는 "화려한 꽃이 달린 나무가 뿌리 없이 흙에 올려져 있는 형상"이라는 진단이다. "너무 냉정한 판단일 수도 있지만 후배들이 좀 어렵더라도 싱어송라이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부활이 1986년 발표한 '인형의 부활' 같은 헤비메탈 음악을 그리워하는 마니아도 있다. "당시 많은 분들이 상처를 줬다. 외면 당한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들어야 음악이다. 뮤지션이 무대 위에서 혼자만 신나는, 밴드가 자기네들끼리만 취해 있는 음악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뮤지션에게는) 슬픈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무조건 상대방이 취해야 해요."

 한편, 책 표지에 삽입된 그림은 김태원의 아들 우현군이 그린 것이다. 책 제목을 직접 지은 김태원은 '우연에서 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지만 '우연'과 아들의 이름 '우현'이 비슷한 어감임을 염두에 뒀다. 김태원은 우현군이 자폐증을 앓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며 부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책의 인세는 전액 지적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머물고 있는 가양동 요한수도회에 기부할 겁니다. 저를 자랑하고 싶어 쓴 책이 아니기 때문에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앞으로 (기부천사) 김장훈도 자주 만날 생각이에요. 하하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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