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바루' 소다 마사히토, 소설·영화 위에 만화…왜?

【서울=뉴시스】김기태 기자 = 일본의 유명 만화작가인 소다 마사히토가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18~22일 제16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이 서울 강남 코엑스에 마련한 초청전 '꿈을 그리는 청춘!'에 참가했다.
소다는 "그 동안 한국에 오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이렇게 좋은 자리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고 인사했다.
초기작으로 분류할 수 있는 '스바루'는 뇌종양으로 죽어가는 이란성 쌍둥이 동생 '가즈마'를 위해 발레를 시작한 소녀 '스바루'의 이야기다.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발레리나의 길을 걷게 된 스바루가 스승의 죽음 등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발돋움한다는 격정적인 내용이다. 1부는 11권으로 막을 내렸고, 최근 2부격인 '문'이 학산문화사를 통해 국내에서도 출간되고 있다.
최신작인 '카페타'는 카트 드라이버 카페타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갖가지 난제를 이겨내고 세계적인 F1 카레이서로 올라선다는 이야기다. 일본에서는 29권까지 나왔고, 국내에서는 역시 학산문화사를 통해 25권까지 소개됐다.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주인공이 곤경을 헤치고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성장 스토리'라는 점은 두 작품 모두 같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들의 연이은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외톨이 스바루와 달리 든든한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카페타는 받아들이기가 감정적으로 좀 더 편하다. 독자는 물론 소다 본인도 마찬가지다.

【서울=뉴시스】김기태 기자 = 일본의 유명 만화작가인 소다 마사히토가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두 작품은 그림체에서도 차이가 있다. '스바루'의 터치가 거칠다면 '카페타'는 깔끔하다. 소다는 "'한 동안 거칠게 그렸더니 나 스스로도 질리더라. 그래서 그림체를 바꿔보기로 했다"면서 "물론 예전의 박력이 없어졌다고 아쉬워하는 독자들도 있기는 하다. 언젠가 깔끔한 그림체가 싫증나면 다시 거친 그림체로 돌아갈는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웃었다.
영감은 어떻게 생길까. "내가 동경하거나 하고 싶은 얘기를 자꾸 생각하고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영감을 얻게 되고 그것이 작품이 된다"며 "'스바루'에서는 누구도 쫓아올 수 없는 재능을 얘기하고 싶었고, '카페타'를 통해 주위 친구들과 협력해 뭔가를 이뤄간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카페타의 실제 모델로 일본인 F1 드라이버 고바야시 가무이(26·자우버 F1팀)를 지목한다. 그러나 소다에 따르면, '스바루'는 물론 '카페타' 역시 실제 모델은 없다. "스바루는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발레리나, 가수, 배우들의 캐릭터를 복합해 만들었다. 실제 모델은 없다. 카페타도 실제 모델은 없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선수의 모습을 그린 것 뿐이다."
"그림과 이야기가 어우러진다는 점에 매료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만화가가 된 이유다.

【서울=뉴시스】김기태 기자 = 일본의 유명 만화작가인 소다 마사히토가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소다는 만화의 장점에 관해 "만화만큼 작가의 머리 속에 바로 떠오르는 영상이나 이야기를 표현하는데 적합한 장르는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즉 "소설은 비주얼을 갖다 붙이기가 아마 어려울 것이고, 영상은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누구든지 처음 의도한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만화는 작가 한 명이 생각하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 입체적인 표현, 캐릭터의 움직임 표현 등 모든 것이 가능할 정도로 표현의 제약이나 불가능이 없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만화라는 것을 발명한 사람이 누구인지 정말 대단하다"고 흡족해하면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소다는 일본 만화산업의 강점으로 "연출력, 표현력은 물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창조해간다"는 것을 꼽았다.
소다의 작품들은 일본에서 만화영화, 드라마, 영화들로 꾸준히 제작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그의 작품을 영화나 드라마화한 경우는 없다. 소다는 "한국으로부터의 영화나 드라마 제작 문의는 없었다"면서 "만약에 제안이 들어온다면 내 작품을 얼마나 사랑해 작품화를 요청하느냐가 허락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팬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스바루'가 한국 만화잡지에 연재될 때 한국으로부터 온 팬레터를 통해 다른 나라들보다 한국에서 내 작품을 더 사랑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스바루'는 주인공의 열악한 상황을 보고 싶어하는 독자들이 많지 않아 연재 초기에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도 한국인들은 '스바루'를 정말 사랑해줬다. 나로서는 앞으로 당연히 일본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해야겠지만 한국 독자들도 많다는 것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