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 아닌 현실정치, 소설 '노자의 유언'

세계의 지적 유산으로 불리는 도덕경의 주인공인 노자의 핵심 사상은 무위자연이다. 어떤 것도 간섭이나 지배하지 않는 것을 무위(無爲)로 볼 수 있다. 노자는 통치자가 무위자연을 실천하면 세상은 밝아지는 것으로 본다.
역사에서 위인은 혼란기에 흔히 출현한다.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할 필요가 있을 때다. 노자도 그 중 한 명이다. 춘추전국시대 인물인 그는 망해가던 주나라 황실의 도서관장이었다. 혼란에 빠진 계급 질서, 생산 관계, 세계관 등을 바로 잡기 위해 강의를 시작했다.
노자의 사상은 깊이 연구됐다. 그 가운데 하나가 소설로 나온 '노자의 유언'이다. 소설은 노자의 사상을 정치적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보고 있다. 작가는 노자가 도덕경을 통해서 알리고자 했던 것을 참된 지도자가 갖춰야 할 현실적 정치 자세로 그리고 있다. 세상의 초월이라는 무위자연사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설은 이 같은 시각에서 전개된다. 노자의 번역 오류와 관련해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 그 사건을 추적해가는 주인공 재화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작가는 중국 고대의 역사는 물론, 난해한 학술이론을 소설 속에 녹여낸 참신한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 소설 속 많은 복선과 힌트는 이야기를 한층 더 촘촘히 만든다. 스피디한 전개와 극적인 사건 묘사가 한결 흥미를 돋운다. 안성재 지음, 220쪽, 1만2000원, 어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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