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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정반합이 이룩해낸 ‘스토커’의 희열

등록 2013.02.25 06:01:00수정 2016.12.28 07: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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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를 들고 고국으로 돌아온 박찬욱(50)감독은 무척 만족스러워 보였다.  tekim@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를 들고 고국으로 돌아온 박찬욱(50)감독은 무척 만족스러워 보였다.

 “미국에 새 가족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니콜 키드먼과 미아 바쉬콥스카, 두 여배우는 호주인이고 매튜 구드는 영국인이기는 하지만 프로듀서, 에디터, 미술감독, 의상담당 등 모두 낯선 환경에 처한 한국에서 온 감독을 헌신적으로 도와주려고 한 점이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할리우드 진출 얘기가 나온 지는 꽤 오래됐다. 박 감독에 따르면, 2004년 ‘올드보이’로 칸영화제에서 자신의 존재가 공개된 후 할리우드는 미국의 에이전트와 매니저를 고용해 원하는 바를 알리고 그에 맞는 시나리오는 선별해 보내달라고 했다. 2009년 ‘박쥐’로 칸에 갔을 때는 폭스서치라이트픽처스 임원들을 만나 취향을 공유하고 헤어졌다. 2011년 스콧프리 프로덕션이 ‘스토커’의 각본을 확보한 것을 알게됐는데, 그쪽에서는 박 감독은 스스로 쓴 각본으로만 연출하는 줄 줄 알고 있다가 영어 영화라면 써놓은 각본으로도 할 수 있다는 의사가 전달돼 함께 이 영화를 하게됐다.

 ‘스토커’에 앞서서는 미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리스 출신의 프랑스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의 ‘도끼’를 영어로 만드는 것이 구체화 돼 로케이션 헌팅 등을 하는 과정에서 할리우드 제작환경에 미리 익숙해질 수 있었다. 투자를 받는 중에 ‘스토커’ 연출 제의가 들어와 이 영화를 먼저 찍게 됐다. 

【서울=뉴시스】김태은 문화전문기자 =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를 들고 고국으로 돌아온 박찬욱(50)감독은 무척 만족스러워 보였다.  tekim@newsis.com

 할리우드 시스템에 대해서는 “유럽, 아시아에서는 감독이 제왕이지만 미국에서는 대통령”이라는 대만 출신의 이안 감독의 말을 빌렸다. “간섭이라고 하기에는 부당하고 왜 이것이 필요한가를 매번 설명해야했다”면서 “그 쪽에서도 나한테 권한을 많이 줬고, 최대한 성의를 가지고 시도해보고 안 되는 것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얘기해주고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존중해줬다”는 것이다. 같은 시기 할리우드에 머물게 된 김지운(49) 감독이 연출한 ‘라스트 스탠드’는 제작비가 ‘스토커’의 3배인 블록버스터로 처지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내가 편집한 A, 제작사 쪽에서 바꿔줬으면 하는 B가 있으면 논쟁하다가 C가 나왔을 때는 희열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며 “생산적인 논쟁을 통해 편집한 최종버전에는 서로가 만족했다”는 정반합의 변증법적 논증을 펼쳐보였다. “한국에서의 반 정도인 40회차 안에 촬영을 마쳐야했고 몸은 고달프고 말은 많이 해야 했다. 척하면 척인 한국사람만큼 순발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나하나 설명해줘야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실수나 착오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긍정했다.

 좋은 통역자가 있어야한다는 것을 전제로 언어의 다름으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도 생각보다 큰 어려움이 없었다. 통역은 공동 프로듀서인 정원조 PD가 맡았는데 “정확하게 통역하는 것 이상으로 고상하고 위트있게 표현해줘 배우들이 그를 무척 사랑했다”고 한다. 프레 프로덕션 단계에서 1주 간 배우들과 사전 미팅을 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미국 TV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웬트워스 밀러(41)가 박찬욱(50)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의 시나리오를 썼다.  밀러의 첫 시나리오다. 약 8년에 걸쳐 완성했으며 배우가 집필한 시나리오에 대한 선입견을 우려, ‘테드 폴크’라는 필명을 썼다.  ‘스토커’는 18세 생일에 아버지를 잃은 소녀에게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찾아오고, 소녀의 주변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스릴러다. 할리우드 감독 겸 제작자 리들리 스콧(76)과 토니 스콧(1944~2012) 형제가 제작했고 니콜 키드먼(46)을 비롯해 미아 바시코브스카(24), 매튜 구드(35), 더모트 멀로니(50), 재키 위버(66) 등이 출연했다.  2월28일 개봉한다.  gogogirl@newsis.com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통역이 있어 시간이 두 배로 들테니, 미리 배우들의 시간을 얻어 1주일 간 출퇴근하듯이 하며 대사를 읽게하고 한줄 한줄 왜 이렇게 썼는지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니콜 키드먼은 처음에는 ‘이런 식으로 해본적이 없다’며 이해를 못하겠다고 했지만 몇번 해보더니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면서 원래 각본에 나쁜 엄마로만 나오는 것과 달리 니콜 키드먼이 맡은 캐릭터도 진화했다. 키드먼도 둘째딸을 얻은 상태에서 다르게 해보고 싶어했다. 구체적으로, 자기 딸에게 저주를 퍼붓는 장면에서도 ‘엄마면서 이런 말까지 해야하나’ 하고 스스로 놀라는 순간을 만들었다. 키드먼에게 그 순간 하고 싶은 말을 던져보라고 했다. 100여 가지 말 중에 ‘인디아, 넌 누구니’, ‘넌 날 사랑해야하는 거 아니니’ 두 가지를 선택해 대사를 더했다.”

 한편 ‘스토커’는 ‘석호필’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미국 TV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스코필드)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무래도 첫 작품이고 전문작가가 아닌 만큼 서툰 점이 있을텐데, 박 감독은 “한 줄 한 줄 새로 쓰고, 모든 신이 다 고쳐졌으나 근본적인 것이 바뀌지는 않았다. 다만 성장 이야기에 더 초점을 두고 장점을 더 살렸다”고 답했다. 자신이 작가그룹에 속하지 않았으므로 각본이나 각색에 이름을 따로 올리지는 않았다.  

 박 감독은 “웬트워스 밀러의 각본에서 샤워신에 교차 장면이 있는데 교차 편집을 영화 전체로 확대했다. 교차편집이 이 영화의 특색이 될 것이다. 과거, 현재가 꼬이면서 결국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구나, 하는게 교차편집의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박찬욱(50) 감독의 할리우드 첫 프로젝트 '스토커'가 네덜란드 로테르담 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로테르담 영화제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영화제는 박 감독이 영화 '올드보이'(2004), '복수는 나의 것'(2002), '박쥐'(2009) 등을 연출했다고 소개했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로 베를린 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상, '올드보이'와 '박쥐'로 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사실도 전했다.  '스토커'는 18세 생일에 아버지를 잃은 소녀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갑자기 나타나고, 소녀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연 웬트워스 밀러(41)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박 감독이 연출했다. 감각적이고 우아한 영상, 짜임새와 긴장감을 지닌 스릴러다.  니콜 키드먼(46), 미아 바시콥스카(24), 매튜 구드(35)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하고 리들리(78)·토니(1944~2012) 스콧 감독 형제가 제작했다. 할리우드 스릴러 '블랙 스완'(2011)의 클린트 멘셀이 음악 감독,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에서 박 감독과 호흡한 정정훈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맡았다.  다음달 28일 한국에서 세계최초로 개봉한다. 올해 제42회 로테르담 영화제는 23일 개막, 2월3일까지 계속된다.  kafka@newsis.com

 ‘스토커’는 18세 생일에 갑작스런 사고로 아빠를 잃은 소녀 인디아(미아 바쉬콥스카)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 찰리(매튜 구드)가 찾아오고, 인디아와 인디아의 엄마 이블린(니콜 키드먼)과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며 벌어지는 충격적 사건들을 담았다. 매혹적인 영상과 한 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정교한 스릴러물로 호평을 얻어냈다.

 한국에서는 28일 개봉한다. 미국에서는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지난달 공개됐고 3월1일 개봉한다. 차례로 각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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