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경, 세상에 이 정도일줄이야…어떤 빛과 소금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영화 '전국노래자랑(이종필 감독)'에서 가수가 꿈인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생활력 강한 아내 역을 분한 류현경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런 류현경이 코믹 휴먼 드라마 ‘전국노래자랑’(감독 이종필)에서 또 다른 캐릭터를 실감나게 선보였다. 경남 김해에서 작은 미용실을 운영하는 억척스러운 주부 ‘미애’다. 모두가 신나고 즐겁게 현재를 즐길 때 누군가는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제대로 굴러간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인물이다.
미애는 20대 초중반 가수 지망생 ‘봉남’(김인권)을 만나 그의 노래와 춤 솜씨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그때 봉남에게 미애는 이렇게 말한다. “오빠는 꼭 가수가 되세요. 제가 밀어드릴게요.”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봉남이 부디 가수의 꿈을 완전히 접고 미용사 자격증을 꼭 따서 힘들게 오픈한 미용실을 운영하는데 힘을 보탰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그러나 봉남은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서 우승해 가수의 꿈을 이루고 싶어 한다. 부부는 갈등할 수밖에 없다.
뜬구름만 잡는 봉남이지만 결혼 전 약속처럼 끝까지 지지해줘야 하나, 아니면 말려서 주저앉혀야 하나. 류현경의 실제 속마음이 궁금하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영화 '전국노래자랑(이종필 감독)'에서 가수가 꿈인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생활력 강한 아내 역을 분한 류현경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류현경은 시나리오를 받아드는 순간, 바로 푹 빠져들었다.
“정말 우리네 사는 얘기 같았거든요. 우리 영화에는 영웅도 없고, 슈퍼스타도 없어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나와서 고되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열심히, 정직하게 살려고 애쓰죠. 그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재미있고 행복하게 촬영할 수 있겠다, 미애를 맡는다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겠구나 싶었어요. 꼭 하고 싶었죠.”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영화 '전국노래자랑(이종필 감독)'에서 가수가 꿈인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생활력 강한 아내 역을 분한 류현경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오빠가 주연이란 것도 제가 더욱 더 하고 싶었던 이유였어요. 애정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들으니 오빠도 마찬가지였다는 거에요. 그래서 저와 하고 싶다는 뜻을 이 대표님과 이 감독님께 전하셨다고 하더군요.”
두 사람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양대 연극영화과 1년생 류현경은 김인권과 옴니버스 영화에서 공연했다. 김인권의 동국대 연극영화과 동기생의 연출작이다. 이 영화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둘은 연인 연기를 했다. 이후 개인적 친분을 이어가지는 않았으나 처음 연인을 연기한 인연이 있는 만큼 서로에게 애정을 갖고 애틋한 마음으로 서로의 작품 활동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 작품에서 재회하게 됐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영화 '전국노래자랑(이종필 감독)'에서 가수가 꿈인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생활력 강한 아내 역을 분한 류현경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런 마음으로 실제 부부처럼 찍었기에 봉남을 늘 애정으로 바라보고, 원망하며 대하기도했다. 화도 진짜처럼 냈고, 눈물도 진심으로 흘렸다. 가장 행복했던 장면,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무엇일까.
“가장 행복했던 장면은 10년 전 봉남과 한창 사랑할 때 밤늦게 귀가하는 봉남을 집 앞에 쭈그리고 앉아 기다릴 때 술 취한 봉남이 꽃다발을 들고 와서 불쑥 내밀며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에요. 예전에 최진실, 박중훈 선배님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 나온 것인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 감독님과 인권 오빠와 상의해서 우리 영화에도 넣어봤어요. 그 장면은 모두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한 것인데 정말 행복했어요.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꼭 다시 해보고 싶어요.”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영화 '전국노래자랑(이종필 감독)'에서 가수가 꿈인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생활력 강한 아내 역을 분한 류현경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인권은 류현경를 두고 “작품을 할 때 정말 푹 빠져서 열심히 하는 배우다. 절대 한 눈을 팔 줄 모른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떻게 그처럼 똑같은지 모르겠다”고 칭찬했다.
이러한 류현경의 작품 몰입도와 애정을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사건이 있다.
“저는 경상도가 고향이라 사투리를 할 줄 알아요. 그래서 이 작품에 나오는 경상도 사투리가 전혀 두렵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 있었죠. 그런데 왠지 정서는 묻어나지 않더라구요. 고향을 떠나서 서울에서 산 지 오래되다 보니 그런 것 같았어요. 특히 촬영 중간에 쉴 때 서울에 올라가면 제가 김해의 미용실 원장이 아니라 서울의 미용실 원장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말만 사투리를 하면 뭐하겠어요. 정서가 묻어있어야 하죠. 그래서 아예 김해에 원룸을 얻어서 살면서 사투리도 연습하고 김해의 지역 분위기도 느껴가면서 진짜 김해의 미애가 되려고 했어요. 제 연기가 실감났다구요? 그렇다면 저보다 저 때문에 객지에서 3개월 내내 서울도 못 올라가고 고생해준 소속사 식구들을 칭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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