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보급하는 통기타 포크 가수 이성원씨]

【괴산=뉴시스】강신욱 기자 = 17일 충북 괴산군 청안면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1980년대 인기 포크 가수였던 이성원씨가 기타를 치며 동요를 부르고 있다. 2014.02.17. [email protected]
이원수 작사, 정세문 작곡의 동요 '겨울나무'다.
동요 하면 어린이를 위한 노래, 어린이가 부르는 노래로 흔히 알지만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동요를 불러주는 통기타 가수가 있다.
1980년대 곽성삼, 김두수와 함께 3대 포크 가수로 인기를 끌었던 이성원(53)씨.
2010년 7월 충북 괴산군 청안면 읍내리 조선시대 유림의 근거지인 청안향교와 사마소(司馬所) 부근에 황토 집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씨는 동요와 민요, 국악 등 한국적인 음악을 노래하고 있다.
이씨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그냥 녹여 풀어낼 수 있던 기본적인 우리나라 사람의 정신, 이런 마음을 둘 곳이 없어진 사람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노래는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 궁리 끝에 나온 게 동요였다"고 말했다.
공연을 하면 항상 동요를 불렀고 사람들이 진정 마음으로 좋아하고 순수해졌다.
동요 활동을 혼자 하다가 1999년 첫 동요 음반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를 녹음했고 여기에 '겨울나무', '엄마야 누나야', '구두 발자국', '오빠 생각' 등의 동요를 담았다.
일본에서 한·일 아시아 평화 포크 잼버리 공연에 가서 정치·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일본 정치인도 동요 공연을 하는 것을 보며 순수함을 놓치지 않는 것에 만감이 교차하기도 했다.
텁석나룻 외모에 구수한 말씨는 여느 시골 마을 아저씨와 다름없다.
지난해 12월26일 청안초등학교 학부모회 기획으로 학교에서 '노래 사람 이성원과 함께하는 겨울 음악회'를 열었다.

【괴산=뉴시스】강신욱 기자 = 2010년 충북 괴산군 청안면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포크 가수 이성원(가운데)씨와 부인 김보금씨가 지난 14일 정월 대보름 지신밟기를 하러 찾은 마을 주민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2014.02.17. [email protected]
7~8년 전 괴산을 지나다 산이 많아 강원도로 착각하기까지 했던 이곳에 4년 전 터를 잡았다.
경남 진해가 고향인 이씨는 도시에 살면서 먼지와 때가 묻지 않을 수 없어 메주도 쑤어보고 싶고 농사도 지어 보려고 토속의 냄새에 이끌려 청안에 정착했다.
"느티나무 아래서 기타를 잡으면 노래가 절로 나온다. 자연환경이 살아 있는 청안(淸安)의 지명처럼 맑고 편안한 고장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이씨가 괴산에 터를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인 듯싶다.
괴산의 군 상징 나무가 느티나무 아니던가.
프로 골퍼 출신 부인 김보금(45)씨와 함께 시골 정취에 매료된 이씨는 "우리 마을이라도, 또 이웃 마을이라도 할아버지, 할머니, 아이들까지 다 와서 소박한 공연에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통기타와 청바지, 생맥주로 대변됐던 1970~80년대 포크 가수로 인기를 모았던 한 아티스트는 중년의 나이에 소박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동요를 부르며 시골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4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마을을 다니며 지신밟기를 하는 청안늘푸른농악팀에 따뜻한 유자차와 감자 만두로 정을 듬뿍 담아준 이씨와 김씨 부부는 이미 이 마을 사람이 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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