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리뷰]이매진 드래곤스, '상상 용' 이상의 뜨거운 라이브

이매진 드래곤스, 미국 얼터너티브 록밴드(사진=라이브네이션 코리아·9ENT)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공연 내내 '상상 용'이라 불리던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의 라이브는 용이 내뿜는 불보다 뜨거웠다.
음원은 말할 것도 없고 앨범 이상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라이브 연주의 사운드는 이 팀이 왜 '현재 가장 핫한' 밴드로 통하는지를 증명했다.
13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펼쳐진 이매진 드래곤스의 첫 단독 내한공연은 펄떡거리면서도 정교한 사운드로 100분 내내 황홀경이었다.

이매진 드래곤스, 미국 얼터너티브 록밴드(사진=라이브네이션 코리아·9ENT)
이날 공연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북 때리는 사운드의 '샷스'와 '트러블'로 포문이 열렸는데 초반부터 폭발적인 4000명의 호응에 오른손으로 '브이'(V)를 그린 보컬 댄 레이놀즈는 환호하는 한국 팬들을 한동안 지긋이 바라봤다.
신시 사운드가 인상적인 '잇츠 타임'에 '떼창'이 터져나오자 레이놀즈는 "서울과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한다"며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고맙다"고 말했다.

이매진 드래곤스, 미국 얼터너티브 록밴드(사진=라이브네이션 코리아·9ENT)
다음으로 들려준 '스모크 앤 미러스'는 '사운드 샤워'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촘촘하면서도 강렬한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팬들은 팀명을 한국어로 그대로 번역한 "상상 용"을 입을 모아 외쳤다.
'폴라로이드'는 한국 팬들의 쇼맨십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레이놀즈가 관객들에게 프리 코러스를 유도한 뒤 본격적으로 이 곡을 부르려고 할 때 그가 차고 있던 인 이어에 문제가 생겨 공연이 잠시 중단됐다. 뜨거운 분위기가 잠시 식을 순간이었으나 한국 팬들이 먼저 프리 코러스 부분을 치고 나갔고, 레이놀즈가 웃는 동시에 공연장에 온기가 돌면서 순식간에 열기가 들어찼다.

이매진 드래곤스, 미국 얼터너티브 록밴드(사진=라이브네이션 코리아·9ENT)
삼성 갤럭시 노트 8.0의 세계 CF에 삽입돼 더 유명해진 '온 탑 오브 더 월드(On Top Of The World)'는 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를 연상케 하는 드럼과 타악기 소리의 향연을 타고 요동치기 시작했다. 박수 소리와 촘촘한 신시사이저의 사운드까지 어우러지자 열기가 정점으로 치달았다. 레이놀즈는 그 기운에 플로어 석으로 내려가 관객들 손을 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몽환과 강렬함을 오가는 사운드의 '프릭션' 역시 절정이었다.
이매진 드래곤스의 한국 팬클럽이 이들 첫 단독 내한공연을 기념해 준비한 이벤트도 진풍경이었다. '데몬스'를 부를 때는 스마트폰에 내재된 플래시 기능으로 공연장을 환히 비췄으며 '아이 벳 아미 라이프'의 마지막 후렴구가 울려퍼질 때는 종이 비행기를 무대 위로 쏟아 부었다.

이매진 드래곤스, 미국 얼터너티브 록밴드(사진=라이브네이션 코리아·9ENT)
이날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사운드였다. 4000석이 매진돼 가득 찼는데 소리가 구석구석 빈틈 없이 가닿으면서도 먹히는 부분도 없었다. 저음은 여느 공연보다 선명했으며 고음도 균열 하나 없었다. 특히 웨인 서몬의 기타는 쾌속 질주했으며 다니엘 플라츠맨의 탄탄한 드럼 소리는 여느 견고한 자동차 엔진보다 믿음직스러웠다. 각 악기의 개성이 뚜렷했는데 그들의 어우러짐에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8개 LED 영상 기둥에는 용이 하늘로 치솟는 듯한 영상이 내내 꿈틀댔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