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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교수 "세계유산평가, 심판 도구 아냐..종묘 세계유산 지위 수호에 필요"

등록 2025.12.22 18: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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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역사학회 '도시·건축·문화유산' 세미나

학계 “HIA는 소통의 도구…부정적 영향 축소”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국민의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정하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과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를 옥상을 방문해 종묘 일대와 세운4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5.12.18.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국민의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정하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과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를 옥상을 방문해 종묘 일대와 세운4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5.12.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박정영 수습 기자 =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 앞 세운4지구 개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건축학계에서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를 지키기 위해 세계유산영향평가(HIA)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영수 서울시립대 연구교수는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별관 강당에서 열린 한국건축역사학회 학술 세미나 '도시·건축·문화유산'에서 세계유산영향평가(HIA)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세계유산영향평가에 대해 오해하는 면이 있다"며 "세계유산영향평가는 소통과 협의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는 판단의 요소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세계유산의 가치에 영향이 있을 때 부정적인 영향을 약화하고 긍정적인 측면을 강화하도록 협력하고 소통하는 과정"이라며 "이를 평가 도구나 심판의 도구로 오해하는 방향으로 가면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의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영향의 원인을 파악해 해결점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접근한다면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를 지키는 데 이 평가가 충분히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날 세계유산영향평가 과정에서 보존·관리 문제가 제기된 뒤 실제로 세계유산 등재가 취소된 사례로 2007년 오만의 '아라비아 오릭스 보호구역', 2009년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 2021년 영국의 '리버풀 해양 상업 도시'를 소개하며 세계유산 제도의 특성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세계유산 제도 안에는 논의와 협력의 과정이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하면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독일 사례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도 당사자이자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대화의 창을 여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그렇지 않다는 점을 제시하는 것 또한 전문가 집단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 세미나는 내년 부산에서 열릴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국인 한국이 유산 관리 측면에서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위치에 서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여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57건이 논의됐다. 우리나라의 유산은 위험유산으로 분류되지는 않았으나, 183건이 논의된 세계유산 보존상태 의제에는 조선왕릉이 포함됐다.

학회 관계자는 "서울은 창덕궁과 종묘 등 세계유산을 비롯해 수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한 대표적인 역사도시인 동시에 개발 압력이 상존하는 도시"라며 "이번 세미나는 건축 역사학의 관점에서 이러한 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재모 경북대 교수는 '세계유산 종묘의 건축적 가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조 교수는 "종묘는 단순한 구조이지만 강한 힘을 지닌 건축물"이라며 "동아시아의 철학적 논의가 깊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언컨대 종묘만큼 조선의 역사와 사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건축물은 없다"고 강조했다.

우동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서울시의 도시 정책과 역사문화환경 보존 문제를 분석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역할을 강조하며 서울시의 보존 정책 사례와 그에 따른 부작용을 짚었다.

우 교수는 "역사문화환경 보존 문제에서 지방자치단체장, 특히 시장의 역할은 매우 크다"며 "행정구역 내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의 핵심 주체로서 관련 법률에 따라 역사문화유산 보존 시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건축역사학회는 건축 역사와 이론, 비평을 학문적으로 계승하고 건축문화를 진흥하기 위해 1991년 창립된 단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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