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승계 구조는]형제·사촌 번갈아 경영 맡아…"승계구조 독특"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삼양그룹은 오너일가 27명이 40% 이상의 주식을 나눠 소유하고 있으며, 창업자 김연수 회장의 손자 4명이 '사촌 경영'을 하고 있다. 사실상 족벌경영 체제인 셈이다.
삼양그룹을 이끄는 손자 4인방은 창업자의 3남 김상홍 회장의 장남 김윤 홀딩스 회장과 차남 김량 홀딩스 부회장, 창업자의 5남 김상하 현 회장의 장남 김원 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김정 삼양사 사장이다.
독특한 점은 삼양그룹의 지주사 삼양홀딩스 회장은 김윤 회장이 맡고 있고, 최대주주는 사촌 김원 부회장이라는 것이다.
삼양사의 몸집을 키우는데 전념했던 김연수 회장의 3남 고 김상홍 회장은 1996년 아들이 아닌 동생 김상하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일선에서 물러났고, 5남 김상하 회장은 형의 장남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에게 그룹의 얼굴인 홀딩스 회장을 맡겼다.
장남에게 후계를 승계하는 타 기업들과는 달리 형제, 사촌간에 그룹의 경영권이 오가는 독특한 승계구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고 김상홍 회장일가는 19.54%의 지분을, 5남 김상하 현 회장일가는 20.7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형제간 '왕자의 난'이 벌어졌던 다른 기업들과 달리 끈끈한 형제애를 기반으로 형제와 사촌을 넘나드는 승계가 이뤄졌지만, 3대경영이 4대경영으로 이어질 경우 유대관계가 약해지고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양그룹 오너일가 27명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40.3%의 삼양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17일 종가 기준 1조2804억원으로,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5160억원에 이른다. 삼양홀딩스 외에 삼양사 등 상장주식과 비상장 주식지분까지 합하면 지분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고 김상홍 회장 일가의 장남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가족은 홀딩스 지분의 9.1%(김윤 5.1·부인 김유희 0.31·장남 김건호 2.23·차남 김남호 1.4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상홍 회장의 차남 김량 홀딩스 부회장가족은 6.64%(김량 3.85·부인 장영은 0.31·장녀 김민지 0.75·장남 김태호 1.7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외에 고 김상홍 회장의 장녀 김유주씨 가족은 1.45%(김유주 1.24·남편 윤영섭 0.15·장녀 윤혜연 0.06)의 지분을, 김상홍 회장의 차녀 김영주씨는 2.32%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김상하 그룹회장 일가에서는 김상하 회장이 3.28%, 부인 박상례 여사가 0.2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장남 김원 홀딩스 부회장 가족이 8.14%(김원 5.42·부인 배주연 1.28·장녀 김남희 0.66·차녀 김주희 0.66·3녀 김율희 0.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상하 회장의 차남 김정 삼양사 사장 가족은 6.89%(김정 4.92·부인 최윤아 0.23·장녀 김희원 0.94·장남 김주형 0.4·차남 김주성 0.4)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사위 송하철 항소 사장가족이 2.16%(송하철 0.72·장녀 송근화 0.72·차녀 송지영 0.72)를 보유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이처럼 오너일가가 4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특정인에게 절대 지분이 집중되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배구조는 오너일가의 관계나 소통이 원할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치열한 다툼이 빚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 최남곤 연구원은 "삼양그룹은 명확하게 지배력을 갖는 최대주주가 없고, 27명의 오너일가가 40% 이상의 주식을 골고루 분산해서 보유하고 있는 매우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는 대부분의 그룹들이 장자 중심의 지분승계를 하고 있는 것과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로 인해 삼양그룹에 대한 '형제의난'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사촌간의 우애가 매우 돈독하고, 현재까지 아무런 분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다만 롯데 등 다른 기업의 경우 지분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추후 경영권분쟁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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