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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 몰린 카카오뱅크···1~2등급 대출비중 64%

등록 2017.08.17 14: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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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 몰린 카카오뱅크···1~2등급 대출비중 64%


 신용등급 1~4등급의 대출비중이 하루 평균 90%
 "고신용자 공격적 영업···중신용자 상한선 낮게"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서 신용등급 1~2등급의 고신용자 대출비중이 일평균 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금리 시장 활성화라는 애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취지와는 달리, 고신용자들을 위한 대출 창구만 더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뱅크로부터 받은 대출현황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별 실행된 대출금액 기준 1~2등급의 비율은 평균 64%로 나타났다. 3~4등급도 26%를 차지해 1~4등급까지의 대출금액 비중이 전체의 90%나 됐다.

 하루에 실행되는 대출금액의 90%는 1~4등급이 받아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중저신용자인 5등급 이상 대출 규모는 하루 평균 10%에 불과했다.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건수 자체가 적었던 건 아니다. 신용등급 5등급 이상 대출자들에게 실행된 대출건수 비중은 일별 평균 40%였다. 특히 5~6등급(35%)은 3~4등급(28%)보다 대출이 실행된 건수가 더 많기도 했다.

 결국 카카오뱅크에서 돈을 빌린 중저신용자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아주 소액의 한도만 받아갔다는 얘기다.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들에게도 낮은 금리를 내세워 영업을 하다보니 연체율 상승 등을 대비해 실제 대출 한도는 적게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신용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내어주는게 리스크 관리 측면 등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고객으로 예상됐던 중저신용자들 대신 고신용자들이 낮은 금리에 한도까지 높게 받아가면서 대출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카카오뱅크에 처음부터 고신용자들이 몰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 사이 카카오뱅크는 이달(1~11일까지)에만 대출액 5400억원을 늘려 19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실적을 모두 제쳤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며 "고신용 대출은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반면 중금리 대출의 경우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이 안정화될 때까지 대출의 상한선을 낮게 정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리 양극화에 치인 중저신용자들이 실질적으로 제2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높은 한도로 대출을 받을 때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금리는 낮게 주는데 중저신용자들에게 돈을 많이 대출해주면 감당이 안 될 것"이라며 "자체적인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해 우량 중저신용자들을 솎아내고, 대출을 내주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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