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뮤지컬 '드라큘라' 미나, 박지연 "후회 없는 삶 살아야겠다는 마음 커져"

등록 2021.06.14 15:07:27수정 2021.06.15 18:43:1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박지연. 2021.06.14. (사진 = 희랑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지연. 2021.06.14. (사진 = 희랑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는 400년의 세월 동안 한 여인 '미나'만을 사랑한다.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와 감정이 공감대를 얻는 건, 배우들의 현실적 연기 덕이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드라큘라'(8월1일까지)가 인기를 누리는 이유다. 특히 이번 시즌에 미나 역으로 새로 합류한 박지연은 명확한 연기로,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2010년 뮤지컬 '맘마미아!'로 데뷔한 박지연은 그간 대표적 여성 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해왔다. '레미제라블' '윈스' '맘마미아!' '고스트' 등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뿐 아니라 대학로 스테디 창작 뮤지컬 '빨래', 대학로에서 흥행 가도를 달린 '어쩌면 해피엔딩' 등에 출연했다. 작년 SBS TV '더 킹 : 영원의 군주', tvN '비밀의 숲2' 등에 출연하며 드라마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박지연을 화상으로 만나 미나 캐릭터와 코로나19 시대 속 공연과 예술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 드라큘라와 점점 사랑에 미나 캐릭터는 이성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노래와 배우의 감정으로 그걸 설득하는 힘이 대단하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몰입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평소 대본을 읽던 방법 대신 결말부터 시작해서 거꾸로 읽어가는 방법을 택했죠. 그렇게 역방향으로 나아가보다 보니, 감정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드라큘라는 400년 간 기다려온 미나(엘리자베스)를 위해 그녀의 손에 칼을 쥐어주고 자신의 심장에 칼을 꽂습니다. 칼은 비수(匕首)가 아닌 비수(悲愁)가 되는데요. 드라큘라가 목숨을 끊음으로써, 완전한 사랑으로 귀결되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느끼셨나요?

"실제로도 자신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면, 더 슬프잖아요. '드라큘라'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인데, 그 사랑이 죽음으로 완성되는 건 극 중에서 당연한 결과죠."

[서울=뉴시스] 뮤지컬 '드라큘라' 박지연. 2021.06.14.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드라큘라' 박지연. 2021.06.14.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미나를 연기하시면서 배우로서나 개인으로서나 변화된 지점이 있나요?

"정말 삶을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미나는 사랑과 그 사랑의 기억이 안타깝고 슬프지만, 고통과 외로움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해요. 드라큘라가 죽은 이후에도 잘 살았을 겁니다. 이전까지 연기하면서 창피하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는데, 미나는 제 진짜 모습이 보여지는 느낌이라 부끄럽고 조심스러워요. 작품에서 최대한 빨리 나와 일상을 살아가는 스타일인데 '드라큘라'는 달라요. 너무 힘들고, 진이 빠져서 집에 가서도 매번 꿈을 꾸는 듯한 기분입니다."

-뮤지컬 넘버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는 정말 중독성이 강하더라고요. 이미 뮤지컬 '시라노'를 통해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을 경험해보셨는데요. 그의 음악적 특징은 어떻습니까?

"대중적이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음악가죠. 드라마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표현해주는 음악에 감탄이 나와요. 드라마를 따라가다보니, 저도 모르게 심장이 뛰는 채 노래를 하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죠. 특히 미나 역은 연기적 변주가 많다 보니 메조 소프라노의 제일 높은 음과 낮은 음이 순간적으로 변화하는데 이성과 본능이 맞부딪히는 느낌이에요."

-벌써 뮤지컬 경력이 10년이 넘었는데, '드라큘라' 제작사 오디컴퍼니와 작업은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점점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는 건가요?

"물론 배우로서 유연해지고 호기심도 커진 부분도 있겠죠. 그런데 자연스러운 만남이었어요. 오디컴퍼니는 유쾌하고 건강한 컴퍼니에요. 그런 분위기가 만족스럽고요."

[서울=뉴시스] 뮤지컬 '드라큘라' 박지연. 2021.06.14.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드라큘라' 박지연. 2021.06.14.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여전히 코로나19가 우리 시대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관객들은 공연장을 찾으며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지연 씨는 이 기간에 무대를 통해 어떤 점을 위로 받았나요?

"예술은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다리를 놓아준다고 생각해요. 특히 요즘 같이 경계심이 많고, 혐오하고, 아파하는 상황에서 더 끈끈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죠. 예술이 없다면, 일상은 더 무서움으로 잠식될 거 같아요. 힘든 상황에서도 객석을 채워주시는 관객들을 보면, 저 역시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생각에 위로를 받습니다."

-다독가로 유명하시죠. 최근 읽은 책은 무엇인가요?

"'드라큘라' 대본에 집중하기 전에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를 읽었어요. 이 분의 다른 책 '타인의 고통'을 읽을 때부터 많이 와 닿았거든요. "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