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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 풍물거리 포장마차, 화마 딛고 부활

등록 2022.01.01 11: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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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부산역 옆에 위치한 풍물거리 포장마차 촌이 지난 31일 오후 영업을 재개했다. 2021.12.31. kwon97@newsis.com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부산역 옆에 위치한 풍물거리 포장마차 촌이 지난 31일 오후 영업을 재개했다.  2021.12.31.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부산역의 명소 풍물거리 포장마차가 지난달 31일 화마의 상처를 딛고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4월20일 풍물거리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총 12개의 점포 중 11개의 점포가 전소됐다. 삶의 터전이었던 곳이 한순간에 타버렸다. 화재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풍물거리 상인들은 구청과의 수차례의 실랑이 끝에, 지난달부터 포장마차를 설치하는 대신 도로점유 사용료를 매달 내며 합법적으로 장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상인 A씨는 새로 TV를 설치하고, 영업을 준비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A씨는 "장사를 다시 시작하게 돼, 한시름 놨다"면서 "손님들을 새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6개의 점포가 입점해, 영업 준비를 마쳤다.

지나가는 행인들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포장마차 촌을 한참을 쳐다보며 지나갔다. 30대 행인은 "예전부터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자주 왔던 장소인데 화재로 사라져서 아쉬웠다"라며 "다시 생겨서 기쁘고, 조만간 친구와 방문하고 싶다"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부산역 옆에 위치한 풍물거리 포장마차 촌이 지난 31일 오후 영업을 준비 중이다. 2021.12.31. kwon97@newsis.com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부산역 옆에 위치한 풍물거리 포장마차 촌이 지난 31일 오후 영업을 준비 중이다.  2021.12.31. [email protected]

오상도 풍물거리 상인회장은 손님들에게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끝 마쳤다"라며 "예전처럼 풍물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시면 좋겠다, 늘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풍물거리 포장마차가 다시 들어서기 까지는 7개월이 넘게 걸렸다.

오 회장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목이 잠겼다. 1988 서울올림픽 당시 거리정화사업의 일환으로 부산역에 있던 포장마차들이 자리를 잃었다. 그 당시 동구청장과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면담한 결과 생계대책 일환으로 현 위치에 풍물거리가 조성됐다.

또 오 회장은 "그 당시 동구청이 포장마차의 틀을 만들어줬다"면서 "그 이후에도 구청에서 간판을 새로 교체하라 했을 때도, 단번에 수천만원을 들여 바꾸는 등 구청의 명령에 항상 잘 따라 왔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화재발생 이후 상인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상인 B씨는 "33년 동안 풍물거리가 부산의 명소로 자리 잡을 때까지 사실상 장사를 허락해 놓고, 화재가 발생하자 책임소재를 상인들에게만 떠넘긴 모양새다"고 비판했다.

[부산=뉴시스] 20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인근 풍물거리 내 포장마차촌에서 불이 났다. 2021.04.20.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20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 인근 풍물거리 내 포장마차촌에서 불이 났다. 2021.04.20.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B씨는 "필요할 때는 부산명물, 화재가 나니 골치덩어리라는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라며 구청의 태도에 불만을 터뜨렸다.

화재 후 구청은 시설물이 불법으로 운영된 만큼 강제 철거 행정대집행을 실시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지난해 6월18일 동구청은 포장마차 촌을 없애기 위해 강제철거를 집행하자, 상인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동구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상욱 동구청의원은 '동구의회 정례회 296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상인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 의원은 "깨끗한 거리조성을 위해 상인들이 자비로 4100만원을 들여 새롭게 단장했다"며 "형편이 어렵지만 그만큼 도시미관과 위생관리로 영업에 신경을 쓰며,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손색없는 먹거리 제공과 동구를 알리려고 최선을 다 해왔다"며 상인들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현재 풍물거리는 구청과 수차례 논의 끝에 절반은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절반은 포장마차로 운영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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