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건설 재해 예방, 제도부터 고쳐야" 한목소리
등록 2022.02.09 06:00:00수정 2022.02.09 09:03:40
건설 노동자 6명 숨진 광주 HDC 신축 붕괴사고 계기
"책임·처벌 강화 특별법 제정" "최저입찰제 폐지해야"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지부가 20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건설업계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해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2022.01.20. leeyj257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2/09/NISI20220209_0018433143_web.jpg?rnd=20220209011855)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지부가 20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건설업계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해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2022.01.20.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건설 노동자 6명이 숨진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를 계기로, 양대노총이 한 목소리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발주자·원도급자(시공사)의 재해 예방·관리 책임을 분명히 하는 법을 제정하고, 실질 공사비가 아닌 무작정 최저가만 써내면 유리한 입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9일 양대 노동조합총연맹(한국·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는 지난달 발생한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내 붕괴 사고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원도급사 책임 부족 등을 꼽았다.
발주자로부터 건설 공사를 수주한 이후 원도급사가 모든 공정·공종을 관리하는 데도, 현장 안전 관리 책임에서 비켜 있다는 주장이다.
발주자 관리·감독 부재, 최소한의 안전도 보장하지 않는 공사 기간도 이 같은 비극을 낳은 배경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통해 원도급사를 비롯한 각 건설 주체의 안전 관리 책임이 분명해지고, 중대 건설 재해 발생 시 엄중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법 제정안에 대해 민주노총은 "발주자와 원도급사의 책임을 분명히 규정, 건설 현장 재해 감소, 건설 노동자 안전 보장을 위해 한 발 나간 것이다"고 평가했다.
또 "전면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최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건설 공사 안전 예방을 위해 충분치 않다. 모든 공정을 맡은 원도급사, 공사 기간·비용 등을 관할하는 발주자의 공사 현장 안전 관리 책무가 분명치 않다. 법령에 명시된 책임 정도가 미흡하거나 아예 빠져 있다"고 했다.
근본 대책 수립 없이 미봉책에 그칠 각종 대책 또는 점검으로는 후진국형 인재(人災)는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은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다. 발주자와 설계·시공·감리 등 건설 현장 내 모든 주체에 안전 관리 책무를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나면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건설 사업자 등은 1년 이하 영업 정지나 업종별 매출액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이에 한 발 더 나아가 민주노총은 HDC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를 계기로 법안 내용 중 일부를 강화해 입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법안 13조에 명시된 '안전 관리 협의체'에 건설노동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한다. 사업주에게 영업 정지를 대신해 부과하는 과징금 상한 기준도 3%에서 5%로 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현재 6명이 소재불명 상태이지만 구조물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수색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2022.01.12. sdhdrea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1/12/NISI20220112_0018329870_web.jpg?rnd=20220112152139)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2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건설현장, 공사 중에 외벽이 무너져 내려 내부 철골구조물 등이 드러나 있다. 현재 6명이 소재불명 상태이지만 구조물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수색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2022.01.12. [email protected]
가격만 따지는 '최저입찰제'를 폐지하고 실질 공사비를 반영한 도급 계약 구조가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노총은 저렴한 가격만 제시하면 도급·1차 하도급 계약을 따내는 건설 산업 구조를 현장 재해 발생 원인으로 꼽았다.
수주 대가로 받은 공사비가 적다 보니 도급·하도급 건설사는 부실 자재 사용, 저 숙련 작업자 고용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는 결국 저품질·부실시공으로 이어지며, 비용 절감을 위해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도 감행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을 부추겨 중소 하도급 업체의 수익성을 약화하고, 건설 노동자의 임금 체불 문제까지 야기한다"며 "최저입찰제는 결국 원도급사(시공사)의 수익 극대화를 위한 구조다. 공정별 전문건설사가 '울며 겨자 먹기'로 깎인 공사비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최저입찰제의 대안으로 '순수내역입찰제'를 제안하고 있다.
발주자가 도면, 시방서, 지질 조사 자료 등 입찰 견적을 산출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면, 이를 토대로 입찰업체가 직접 산출한 가격으로 입찰에 응하는 방식이다.
공사 역량·기술 자격 평가를 통과하면 가격만 따지는 단계별 입찰 방식도 손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술·가격 요소를 일정 비율로 나눠 함께 평가하는 방식으로 입찰 업체를 정해야만, 최저 공사비를 놓고 벌어지는 '출혈 경쟁'이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미국·캐나다·대만·싱가포르 등도 기술·가격에 각기 다른 가중치를 두고 평가하는 공사 입찰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밖에도 도급업체 적격 심사제, 입찰 절차 투명화 등도 제도 개선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상판 등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 사고 당일 하청 노동자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다. 이후 지난 8일까지 29일 간 수색·구조 작업을 통해 실종 노동자 6명이 숨진 채 수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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