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껐는데 1115만원 보상?… 소방 "요구 남발되면 어쩌나"
광주소방, 아래층 누수 포함 1115만원 보상키로
소방관들 "보상 책임 떠넘기는 사례 늘어날 것"
보상 제외 단서 조항 등 관련 법·제도 보완 지적도
![[광주=뉴시스] 지난달 11일 오전 2시52분께 광주 북구 신안동 4층짜리 빌라 2층 한 세대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에 의해 30분 만에 꺼졌다. 사진은 불이 시작된 세대 내부. (사진 =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2025.02.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22/NISI20250222_0001776107_web.jpg?rnd=20250222141249)
[광주=뉴시스] 지난달 11일 오전 2시52분께 광주 북구 신안동 4층짜리 빌라 2층 한 세대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에 의해 30분 만에 꺼졌다. 사진은 불이 시작된 세대 내부. (사진 =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2025.02.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빌라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 중 현관문을 강제 개방하다 발생한 피해에 대해 광주소방본부가 손실보상을 결정하자 안팎에서 남용 우려가 나온다. 한 해 예산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 보상인 데다, 유사 사례가 잇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본부는 지난 7일 손실보상심의위원회를 열고 강제 개방으로 현관문과 잠금장치(도어락)가 파손된 6세대와 소방용수 피해를 입은 1세대에 총 1115만4000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현관문이 파손된 6세대 현관문 수리비 508만원에 더해 화재 진화를 위해 뿌린 소방용수로 누수 피해를 입은 1세대의 수리비 607만4000원도 추가됐다. 광주소방본부가 지급한 손실보상 중 역대 최대 금액이다.
광주 지역 일선 소방관을 비롯한 소방본부 안팎에서는 이번 지급 결정이 선례로 남아 보상 책임을 소방 당국이 떠안는 사례가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도 적지 않다.
소방 당국은 실화나 방화 책임자가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구속 수감돼 구상권 청구가 어려울 경우 손실보상 제도를 통해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민간 화재보험 처리가 불가능하거나 경제적 여건 등을 이유로 소방에 보상 책임을 떠넘길 여지도 충분하다.
앞서 전남에서는 지난해 1월20일 목포시 용해동 한 빌라 1층 한 세대에서 방화로 인해 불이 나 인명구조를 위해 4~5층 4세대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 현관문 수리비로 총 195만8000원을 지급한 바 있다.
불이 시작된 세대주나 피해를 본 주민들은 민간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세대주도 방화 혐의로 수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없어 소방 당국이 손실보상을 통해 보상금을 지급했다.
광주에서는 2020년 극단적 선택 시도자를 구조하기 위해 아파트 관리동 화장실 문을 강제 개방하다 파손해 27만원 상당의 손실을 보상하기도 했다. 극단 선택을 시도한 사람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빌라나 원룸 등 다세대주택은 대다수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면서 "방화나 실화 책임자에게 보상을 받기 어렵다고 곧장 소방에 손실보상을 청구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 일선서 소방관은 "손실보상 제도는 더 큰 화재나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인근 건물이나 토지를 점유하면서 발생한 피해 등을 보상하고자 만들어진 제도"라면서 "이번 사례는 제도 취지와도 맞지 않다. 소방에 보상부터 요구하는 부작용이 생길까 염려된다"고 했다.
또 다른 소방관 역시 "아파트나 빌라 등 주택에서 누수가 발생하지 않는 곳은 화장실(욕실) 뿐이다. 화재 진압 시 아래층 세대 누수는 불가피하다"면서 "불을 끌 때마다 누수 피해에 대한 손실보상 청구도 걱정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도 소방관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현장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손실보상 제도의 배·보상 제외 요건을 세분화하는 등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채진 목원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무분별한 손실보상 신청을 방지하기 위해 보상을 제외하는 단서 조항이나 규정을 두는 등 세부적으로 제도를 검토·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철 호남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손실보상 제도에 대해 공개적인 논의와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면서 "소방기본법과 손실보상에 대한 범위 등을 세밀하게 검토해 개선하는 등 소방·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위축될 수 있는 될 수 있는 부담 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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