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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공존하는 골목' 中 마링지구서 찾은 도시재생 해법

등록 2025.05.13 16: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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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 싼야 마링지구, 바다-골목이 만난 대표 휴양지

주민 이주 없이 공존으로 젠트리피케이션 없어

울산 방어진 도시재생에 현장 적용 가능성 모색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지난 9일 찾은 중국 하이난 싼야 톈야구 '마링지구'의 한 골목길 끝에 바다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2025.05.13. parksj@newsis.com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지난 9일 찾은 중국 하이난 싼야 톈야구 '마링지구'의 한 골목길 끝에 바다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2025.05.13.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골목, 마링지구(马岭片区)는 주민공존형 도시재생의 모범이 됐어요."

지난 9일 울산 동구청 정책연수단이 찾은 중국 하이난 싼야 톈야구 '마링지구'. 좁은 골목길 끝자락마다 탁 트인 바다 풍경이 펼쳐졌다.

'동양의 하와이'라는 별칭에 맞게 비수기에도 가족단위부터 중국의 MZ세대까지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바다와 맞닿은 골목 끝에 서서 인생샷 찍기에 여념 없었다.

과거에는 낡은 주택이 밀집해 있던 어촌마을이었지만 현재는 햐얀 외벽의 건물과 푸른색 지붕이 어우러져 '산토리니'를 연상케 했다. 오래된 로컬 주택과 감성 카페, 소형 호텔들이 조화를 이룬 모습이었다.

건물 색채와 느낌은 달라도 바다로 이어지는 골목길과 주민들 터전은 울산 동구 방어진과 흡사했다. 마링지구의 특별한 점이라고 한다면 골목길 마다 주민들 흔적이 묻어있었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중국 하이난 싼야 톈야구 '마링지구'의 주민들이 직접 그린 벽화 모습. 2025.05.13. parksj@newsis.com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중국 하이난 싼야 톈야구 '마링지구'의 주민들이 직접 그린 벽화 모습. 2025.05.13. [email protected]


특히 주민이 직접 그린 벽화는 휴양도시 분위기를 더했다. 가게 앞 뿐만 아니라 공용 공간까지 쓸고 닦는 주민들 모습도 낯설지 않았다.

싼야시 관계자는 "마링지구의 청결한 골목은 행정 차원의 관리라기보다, 주민들과 상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마을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게 앞은 물론, 공용 공간까지 함께 청소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링지구는 일반적인 관광지 개발과는 다르게, 주민의 삶과 공동체 유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진행됐다"며 "기존 주민을 이주시키거나 배제하지 않고, 그들의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마을을 가꾸는 방향으로 설계돼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마링지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 1만 위안(한화 200만원 이하) 남짓이면 집이나 상가를 빌릴 수 있었다. 2018년 도시재생이 시작된 이후 마을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현재 임대료는 10배 이상 올랐다.
'주민과 공존하는 골목' 中 마링지구서 찾은 도시재생 해법


그럼에도 기존 원주민의 주거와 생계를 지키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밀어내기 현상)' 없이 공존하는 골목이 됐다.

울산 동구 방어진 역시 좁은 골목과 오래된 가옥, 바다를 마주한 마을 구조 등에서 마링지구와 닮은 점이 많다.

마링지구를 방문한 김종훈 동구청장은 "오래된 동네를 굳이 뜯어 고치지 않아도, 기존 형태를 잘 살리고 자원화해 나가는 방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내 고향에 온 듯한 향수를 느끼는 것 처럼 기존 자원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공간이야 말로 진정한 도시재생이다. 동구 방어진 역시 활성화를 위해 기존의 건물 등을 살려 자원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산업이 경제적 이익 뿐만 아니라 주민의 삶의 질과 행복도를 높이는 산업이라는 점을 깨달았다"며 "특히 원주민들과 소통하고 원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행복해지도록 도시 재생을 추진한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중국 하이난 싼야 톈야구 '마링지구'에 오션뷰의 감성 카페와 숙박시설이 즐비해 있다. 2025.05.13. parksj@newsis.com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중국 하이난 싼야 톈야구 '마링지구'에 오션뷰의 감성 카페와 숙박시설이 즐비해 있다. 2025.05.13.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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