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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혼자선 못 할 일, 시민 덕에 차에 깔린 아이 살려"

등록 2025.12.02 16:50:01수정 2025.12.02 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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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손님 내려다주고 귀가 중 사고 목격한 택시기사

수원시, 구조 활동 동참한 시민 11명 모범시민 표창

[수원=뉴시스] 이재준(오른쪽) 수원시장이 1일 시장 집무실에서 지난달 6일 매탄동 어린이보호구역 사고현장에서 차에 깔린 초등학생 구조에 앞장선 택시기사 조화용 씨에게 모범시민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5.1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재준(오른쪽) 수원시장이 1일 시장 집무실에서 지난달 6일 매탄동 어린이보호구역 사고현장에서 차에 깔린 초등학생 구조에 앞장선 택시기사 조화용 씨에게 모범시민 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5.12.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혼자선 꿈쩍도 않던 차가 10여 명이 '하나둘셋' 구호를 외치자 기적처럼 들렸다."

지난 달 6일 오후 9시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를 목격한 택시기사 조화용(57)씨는 2일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모이니까 기적처럼 들렸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조 씨는 마지막 손님을 목적지까지 태워다주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이었다.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그는 맞은편에서 우회전하던 승용차가 자전거를 탄 초등학생과 충돌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아이는 범퍼 아래 깔려 빠져나오지 못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조 씨는 "사고 차량 운전자가 달려와 구해달라고 소리쳤다. 차 밑을 보니 다리 아랫부분만 보였다"라며 "처음엔 차를 뒤로 빼보려 했는데, (바퀴가 움직이면) 아이가 더 다칠 것 같아 차라리 들어 올려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체 없이 차를 들어 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성인 남성 혼자 힘으로 1t에 달하는 차량을 들기엔 역부족이었다. 조 씨가 "도와주세요! 차 좀 같이 듭시다"라고 다급하게 소리치자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 하교하던 고등학생, 산책 중이던 부부까지 순식간에 10여명이 차량 주변으로 모여든 것이다.

시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 차량을 들어 올렸고, 그 틈을 타 아이는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조 씨는 아이를 안전한 보도블록에 눕히고 119구급차가 도착해 이송할 때까지 곁을 지켰다.

법인택시 14년6개월을 거쳐 개인택시 3년차인 조 씨는 18년 가까이 핸들을 잡은 베테랑 기사다. 그는 "저도 자식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뿌듯함보다는 아이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뿐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시는 지난 1일 조 씨를 포함해 구조에 동참한 11명을 찾아 모범시민 표창을 수여했다. 조 씨는 "혼자였다면 절대 못 했을 일인데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나서준 덕분에 아이를 살릴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위급한 상황을 보면 언제든 발 벗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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