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기자수첩]아직도 계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장병들

등록 2025.12.03 11:28:1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자수첩]아직도 계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장병들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비상계엄 1년 담화문이라는 글을 통해 국방부 수장으로서 계엄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국민을 지켜야 할 우리 군이 내란에 연루돼 도리어 국민 여러분을 위험에 빠뜨리고, 무고한 국군 장병 대다수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점,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무단 침탈한 중대한 과오를 저지른 점에 대해 우리 군을 대표해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1년 전 국민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비상계엄은 우리 군에 큰 상처를 남겼다.

2024년 12월 3일 밤 아무런 영문도 모르고 국회에 투입된 장병은 1500여명에 달한다. 지난 9월 국가인권위원회가 투입 장병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2.1%가 계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응답했다.

계엄 이후 지난 9월 30일 처음으로 단행된 군 수뇌부 인사에서는 계엄을 떨쳐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합동참모의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4성 장군 7명 모두가 교체된 것이다. 지난 11월 13일 중장 인사에서는 33명의 중장 가운데 3분의2에 달하는 20명이 바뀌는 역대급 물갈이 인사가 단행되기도 했다.

국방부는 계엄 당시 계룡대에서 서울로 향하던 버스에 탑승한 김상환 전 육군 법무실장에게 지난달 28일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그는 중징계가 내려진 이틀 뒤인 11월 30일 전역했다.

국방부는 또 12·3 비상계엄 관련 군인과 소속 공무원, 군무원 등의 불법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를 구성했다. 지난 8월부터 안 장관 지시에 따라 국방부 감사관실을 중심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현재 마무리단계에 있는 만큼, 조사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시 상당수가 계엄 관련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상계엄 1년이 지났지만 군에서는 여전히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비극적 사태는 우리 군에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된다. 책임자를 가리고 처벌하는 일은 재발 방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억울하게 징계를 받는 이는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영문도 모르고 명령에 따라 투입된 장병들의 트라우마가 하루 빨리 치유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