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1회 투약량 3배…학생들에게 마약음료 먹여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학생들을 속여 마약을 먹게 하고 가족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일당이 붙잡혀 한국에서 징역 23년형을 받았다.
26일 방송한 E채널 예능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4'에선 마약 음료가 첫 번째 사건으로 다뤄졌다.
고등학생 아이를 둔 한 어머니는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와 아들이 길에서 나눠주는 음료를 마셨는데, 그 안에 마약이 들어있었다며 협박을 받았다"고 신고했다.
통화를 마친 뒤 어머니에게는 "아들이 필로폰이 든 음료를 마셨다. 자식 인생을 망치기 싫으면 다시 전화를 받으라"는 협박 메시지까지 전달됐다.
아들은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최근 개발한 유명 제약회사 제품 시음 행사라며 음료를 건네는 이들과 마주쳤다. 두뇌에 좋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에 음료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음료 선호도 설문을 가장해 인적사항과 부모님 연락처까지 기재하게 했다.
신고 1시간 뒤 또 다른 경찰서에도 고등학생 아들이 길에서 받아 온 음료를 부모와 함께 마신 뒤 이상 증세를 보여 응급실을 찾았고 혈액 검사 결과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학생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공개 수사가 결정됐고, 같은 수법의 피해가 잇따라 나왔다. 음료를 받은 18명 중 절반이 마약 성분을 섭취했고, 피해자들은 대부분 청소년들로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회로(CC)TV 확인 끝에 체포된 아르바이트생들은 모두 음료에 마약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아르바이트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아르바이트생은 지적장애가 있는 여성으로, 온라인 채팅으로 알게된 대표의 지시에 따라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 역할까지 수행한 사실이 발각됐다. 퀵서비스를 통해 전달된 음료에는 실제 제약회사 홈페이지 링크가 기재돼 있었고, 인형·키링·책가방 등 사은품까지 포함된 상태로 총 100병이 제작됐다. 퀵기사의 진술을 토대로 추적한 결과 음료를 보낸 남성 최씨(가명)의 자택에서 남은 음료 공병과 제품 박스가 압수됐다.
최씨는 필로폰을 입수한 뒤 중국산 우유를 섞어 공병에 나눠 담았으며, 음료에는 필로폰 1회 투약량의 3배 이상이 들어 있어 매우 위험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중국에 있는 동창의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진행했다고 주장했으나 수사 결과 여러 차례 범죄를 함께 한 명백한 공범 관계였다. 동창은 사건 발생 8개월 뒤 한국으로 강제 소환됐다.
녹화 기준 5일 전에는 캄보디아에서 지난 8월 발생한 한국 대학생 납치 살해 사건 주범이 검거됐으며, 이들이 강남 마약 음료 사건의 총책으로 추정돼 충격을 더했다. 현재 국정원과 경찰은 캄보디아 정부와 공조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마약 음료 제조 및 유통을 지시한 범인은 징역 23년, 최씨는 징역 18년을 선고받았으며, 중국인 마약 공급원은 캄보디아에서 체포돼 1심에서 징역 26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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