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치매노인 성폭력 사건, 항소심도 징역 2년
등록 2026.07.15 17:15:42수정 2026.07.15 17:56:25
여성단체 "준유사강간 혐의 불인정 유감"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광석)는 15일 주거침입 및 준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A(70대)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거침입 혐의와 피해자의 심신상실 상태는 인정했지만, 준유사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범행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여성 B씨가 혼자 거주하는 경남 고성의 주택에 침입해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은 B씨의 딸이 설치한 홈캠을 통해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하던 중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체포된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집으로 불렀고 불륜 관계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과 관련 증거 등을 종합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중증 치매로 인지능력이 현저히 결핍된 상태였고, 피고인은 이러한 취약한 상태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의 주거 평온을 침해하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고령이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량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판결 직후 경남여성회를 비롯한 도내 62개 여성단체와 상담소·시설 관계자들은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유사강간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재판부 판단을 비판했다.
이들은 "아무런 신분적·직무적 연고가 없는 피고인이 치매 노인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부위에 손을 댄 행위는 준유사강간의 고의와 실행 착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행위"라며 "명백한 법리와 증거에도 불구하고 성폭력을 축소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경남여성회 이경옥 대표는 "피고인의 항소가 기각된 점은 다행이지만 준유사강간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노인 성범죄 신고율(7%)이 낮은 현실을 고려해 정부와 사법부가 피해자 보호와 양형 기준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은 경남도 차원의 노인 대상 성범죄 실태조사와 피해자 보호 지원 체계 확대 등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한편 이 사건은 1심 재판 당시 여성계와 시민 1000여 명이 엄벌 탄원에 참여했으며, 항소심에서도 다수 기관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노인 대상 성범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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