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 사면 늦는다"…전세난이 키운 서울 집값 악순환
등록 2026.07.21 06:00:00
전세난→세입자 주거비 부담 가중→매매수요로 전환→집값 상승 압력
15억 이하 중저가 아파트 '쏠림'…"인허가·착공 감소로 공급 공백 우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에서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6.04.07.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07/NISI20260407_0021238204_web.jpg?rnd=20260407131422)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에서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6.04.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되면서 일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이른바 '패닉 바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입주 물량이 급감하고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매매 시장까지 자극하는 양상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015년 가을 '전세대란' 이후 약 10여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하면서 매수 전환 수요가 급증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2020~2021년 집값 급등기 당시 최고가를 넘어서는 거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급등이 맞물리며 실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가 경신 거래가 잇따르며 시장 과열 조짐도 나타난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 역시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1.15%)보다 1.37% 상승했다. 이는 2013년 10월(1.57%)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임대차3법 시행 당시였던 2020~2021년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자치구별로는 성동구가 2.36%로 가장 많이 올랐고, 성북구(2.02%), 도봉구(2.00%), 노원구(1.92%), 송파구(1.91%) 등이 뒤를 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성동구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전용면적 59㎡)는 보증금 10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한 달 전만 해도 9억~9억50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5000만원에서 1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6월이 이사 비수기임에도 전셋값이 오른 것은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12건으로 전년 동기(2만4492건) 대비 15.9%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는 중랑구가 82.3%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금천구(-72.1%), 구로구(-70.0%), 노원구(-69.8%)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 영향으로 15억원 이하 주택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중저가 아파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구간에 매수세가 몰리며 관련 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서구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 7억9700만원에서 올해 6월 말 8억9600만원으로 약 1억원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동대문구는 8억5100만원에서 9억2100만원으로, 종로구는 9억1200만원에서 10억900만원으로 상승했다.
문제는 향후 공급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주택 인허가 등 선행 지표가 위축되면서 중장기적인 공급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주택 인허가 누계는 1만9052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했고, 착공 실적도 10.7% 줄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입주 물량 감소와 전셋값 상승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매수 수요를 더욱 자극해 집값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이 가격 상승을 다시 부추기는 '악순환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금 사지 않으면 더 늦는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무리한 대출을 감수하고 주택 매수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과 전셋값 상승, 전세 매물 감소가 맞물리며 시장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이들이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여기에 향후 공급 부족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선매수' 심리가 확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 같은 흐름은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공급 확대 신호가 명확해지지 않는 한 가격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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