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하나, 살림은 셋…'진짜 통합'은 이제부터[통합 100일②]
등록 2026.10.05 06:01:00
조직 개편·인사·예산 곳곳 '충돌'…3청사 체제 효율성 시험대
교통·복지·의료는 여전히 옛 경계…320만이 느끼는 통합 관건
![[광주=뉴시스] 전남광주특별시 27개 시·군·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25/NISI20260425_0021259894_web.jpg?rnd=20260425173702)
[광주=뉴시스] 전남광주특별시 27개 시·군·구.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도권과의 격차로 심화하는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간 물리적 통합이 속도감 있게 추진된 만큼 화학적 결합으로 완성하려면 각계각층의 지혜를 모아 드러난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지난 7월1일 특별시가 공식 출범한 이후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갈등과 과제도 잇따라 표면화되고 있다.
40년간 분리됐던 행정조직을 결합하는 문제부터 5개 시·5개 자치구·17개 군(郡)의 격차, 옛 전남·광주와 동·서부권 간 갈등, 예산 배분과 공공기관 통합까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같은 문제가 장기화하면 대규모 반도체 투자의 기대 효과마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통합 초기 불거진 주청사 논란은 광주·무안·동부청사를 모두 활용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청사 배치 문제는 조직개편 과정에서 옛 광주시와 전남도 직원 간 갈등으로 다시 불거졌다.
옛 광주시 공무원들은 특별법에 명시된 '종전 근무지 보장'을 요구했고, 옛 전남도 직원들은 '인사·기획 등 주요 부서를 무안청사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직 2명과 시민 추천 2명 등 4명으로 늘어난 부시장의 근무 청사를 어디로 정할지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조직개편안은 출범 80일 만에 가까스로 의회를 통과했다.
부서와 기능은 통합됐지만 인력 배치는 종전 근무지 보장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한 조직, 세 살림'에 따른 행정 비효율을 줄이는 일이 당면 과제다.
연간 5조원, 4년 20조원에 이르는 정부 통합지원금 등 늘어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숙제다. 특별시 예산은 통합에 따라 25조원 규모로 늘었다. 대통령이 약속한 5조원 지원까지 더해지면 30조원에 이르지만, 재정 여건은 지방채 추가 발행을 검토할 정도로 녹록지 않다.
특별시는 지난달 10일 지방채 발행 한도를 271억원 초과하는 발행계획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부결되면서 각종 사업비를 줄였고, 특별시교육청에 지급해야 할 법정전입금 1000억원도 편성하지 못해 교육재정에도 차질을 빚었다.
내년부터 반영되는 정부 통합지원금 5조원의 배분을 놓고도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27개 시·구·군은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해 1조원가량을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둘러싼 전남 동·서부권의 갈등 해소도 주요 현안이다. 심사를 거쳐 순천대가 국립의대 설립 후보지로 선정됐지만 목포대 등은 '심사가 불공정했다'며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서부권 지원 대책 마련 지시에 이어 지난 2일 소송 각하 결정에도 국립의대 유치를 기대했던 지역민의 상실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옛 전남·광주 공공기관의 통합·재편까지 본격화하면서 또 다른 과제로 떠올랐다.
특별시는 공공기관 41곳 가운데 우선 12개 기관을 6개로 통합해 내년 1월 출범시키는 것을 목표로 조례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기관마다 다른 인사·급여 체계와 주사무소 위치 등을 놓고 이해관계가 엇갈려 통합 과정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행정조직과 공공기관이 안정을 찾지 못하면 시민들이 체감하는 교통·복지 등 생활밀착형 정책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행정구역이 분리된 지난 40년간 광주는 교통 등 생활 기반시설이 밀집한 도시로, 전남은 농어촌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여건 속에서 발전해 왔다.
전남 주민들은 통합을 계기로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망이 확충돼 '60분 생활권'이 실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전남 농어촌버스, 철도·수요응답형 교통(DRT)은 여전히 서로 다른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복지·보건서비스 연계도 과제다. 광주는 1인 가구와 저소득층을 위한 '도시형 돌봄'에, 전남은 고령화·저출산과 인구소멸 위기 대응에 무게를 둬 왔다. 서로 다른 수요와 전달체계를 어떻게 연결할 지가 체감 통합의 관건이다.
전남광주행정통합추진단 관계자는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전남과 광주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통합을 실현했다"며 "물리적 통합을 넘어 320만 시민이 하나가 되는 화학적 통합을 이루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의 정주 여건과 전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등 미래자원을 연계하고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시민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통합 과정에서 드러난 불안 요소들을 최대한 신속하게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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