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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2050년의 주인공들을 위한 교육 : 무엇이 변해야 하는가

등록 2019.08.09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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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서울=뉴시스】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서울=뉴시스】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생생한 한 장면이 있다. 대학입시 면접에서 면접관이신 교수님께서 나에게 교육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이유를 물으셨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학생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교육정책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 2019년 오늘의 시점에서 나는 이 질문을 다시 던져본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교육이란 과연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무대인 2050년은 지금의 모습과 사뭇 다를 것이라 예측한다. 유엔미래보고서에서는 자동화 및 자율화된 기계가 사람의 일을 수행하게 됨으로써 2050년에는 전 세계인구의 25%가 실업상태가 될 것이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의 인기 전문직도 이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최근 국회미래연구원에서 발행한 '미래의 직업 전망'에 의하면 2050년에는 국내 교육계, 의료계, 법조계까지 전문적인 일을 수행하는 인공지능과의 협력이나 인간 대 인공지능의 경쟁이 이루어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급속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잘 적응하고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교육의 역할이 중요함은 모두가 공감하는 바이다.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교육 또한 변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교육의 목표가 바뀌어야 한다. 현재 우리 교육은 학생들이 교과를 중심으로 많은 지식을 습득하여 입시에서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산업화 시대 대량생산 체제에서 생산성 향상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러나 개별 교과와 입시 중심의 교육은 급속한 환경 변화와 함께 선진국 형태의 경제로 발돋움하려는 우리의 상황에서 더 이상 효과적일 수 없다. 이제 교육은 융합과 혁신을 통한 성장,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 그리고 기계와는 구별되는 인간 고유 능력의 향상이라는 도전과제를 다룰 수 있도록 새로운 교육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둘째,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기존의 체제 중심, 공급자 중심의 교육 패러다임이 학습자의 학습과 성장을 중심으로 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입시를 위해 지식을 수동적으로 습득하는 존재가 아니며 평생학습을 위한 기초능력을 기르는 단계에 있다.

평생학습을 위한 기초능력이란 학습에 대한 내재적 동기와 자기주도학습 능력, 학습과 삶의 의미 연계 능력을 포함한다. 학습자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교육은 학습자 개개인이 자신의 적성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이를 학습을 통해 개발 해 나가는 것을 중시하므로 학습자의 다양성에 대한 인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특히 에듀테크(EduTech)의 발달은 학습 동기와 학습 효과성 및 효율성 증진을 가능하게 하며, 학생 개개인을 대상으로 여러 영역에 대한 학습과정 평가를 시행하는 등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교육의 프레임워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개별교과별로 분절된 교과중심의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직업 세계와 삶의 맥락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인지, 감정, 행동 영역을 포괄하는 역량중심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전미교육협회가 제시한 필수 미래역량인 4C—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능력, 협력, 창의성—와 이를 개발하기 위한 학습 프레임워크가 대표적인 역량중심 교육의 사례이다. 4C에 더하여 실패에서의 회복탄력성,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 자기에 대한 효능감과 삶의 과정에서의 의사결정능력 등 심리적인 자산 또한 중요한 미래역량으로서 개발되어야 한다. 역량중심 교육에서는 미래역량이 학교 교육의 틀이 되고, 프로젝트 학습은 교육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으며 교과는 미래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의 소재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체제가 추구하는 가치가 바뀌어야 한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획일화된 보편성을 추구하는 교육체제에서 학생 특성별 차별화를 추구하는 전략적인 인적자원개발체제로 나아가야 한다.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교육내용과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교육의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학생들이 저마다 가진 다양한 재능과 적성, 진로를 고려하여 교육내용과 방식을 구성하고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며 인류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과학기술분야 육성을 위해서는 국가가 초·중등학교에서부터 대학 및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인재의 선발, 교육, 평가, 보상에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로 인해 디지털 문해능력이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의 개발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는 취약계층 학생에 대해서도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필요한 자원을 투입하여 지원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교육이란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미래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이를 위해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교육 또한 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변화란 우리에게 두려움과 불안정의 감정 등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학계에서 변화 저항, 변화 관리, 변화에 대한 준비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음은 이러한 사실을 방증한다.

환경 변화의 파도를 헤치고 혁신을 이루어갈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 우리는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정부,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우리 교육의 구성원들이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공유하고 미래 교육에 대한 비전을 함께 수립하며 서로 간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우리는 미래세대를 위한 바람직한 교육의 모습들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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