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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마스크 1인2매 제한 불가피…필요시 최고가격 즉시 지정"(종합)

등록 2020.03.05 16:08:16수정 2020.03.05 17: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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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 번째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발표

"정부 노력, 결과적으로 부족했다…송구스러운 심정"

"수요 급증하는데 공급이 못 따라가…생산 능력 강화"

"공적 공급 늘려 정부 책임 강화…직접 비축도 검토"

"일주일간 누구도 중복구매 못해…상황 차츰 나아질 것"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김용범(오른쪽 두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3.05.khkim@newsis.com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김용범(오른쪽 두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세종·서울=뉴시스] 장서우 이승재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대되기 직전 하루 660만장 정도였던 생산량을 한 달 새 1000만장 수준으로 빠르게 늘렸지만, 5000만 국민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기 위한 브리핑을 열고 "주당 1인 2매 구매 조치를 시행하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이해를 부탁드린다"며 "매점매석으로 적발된 물량은 즉시 국민에게 보급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최고가격을 지정하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김 차관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이 따르지 못하는 문제가 핵심"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마스크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고 발길까지 돌리는 국민들을 볼 때마다 송구스러운 심정"이라고 했다.

지난달 26일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한 정부는 일주일이 지난 이날 마스크 수급 안정을 위한 추가 조치를 마련해 발표했다.

김 차관은 "의료진 등 반드시 필요한 분들께 마스크를 우선 지급하고 나면 공급량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면서 "근본적으로는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면서 부족한 물량의 마스크를 신속하고 공평하게 배분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마스크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기존 생산 업체의 생산량을 최대한 늘려 공급을 확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기재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생산량은 1000만장 수준에 머물고 있다.

1개월 이내에 하루 평균 약 400만장의 마스크가 추가로 생산될 수 있도록 생산 능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재정, 규제 완화, 행정력 등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한다.

우선 예비비를 활용, 효율성이 높은 마스크 포장 기계 40기를 영세 업체에 공급한다. 이를 통해 생산 라인의 생산성이 30%가량 개선돼 하루 약 70만매까지 생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하루 700만장 수준에 그치고 있는 주말 생산량 확대도 유도한다. 마스크 매입 기준 가격을 100원 이상 올려주고 주말·야간 생산 실적 등에 따라 추가로 인상하는 등 업체가 자발적으로 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민간에서 발주한 75기의 추가적인 마스크 생산 설비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가동되도록 지원한다. 이 조치를 통해 하루 375만장의 생산 능력이 확충된다는 설명이다.

마스크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인 멜트블로운(MB) 필터 생산·수입선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하루 13t 수준인 MB필터 생산량을 한 달 내에 23t까지 확대하고, 단계적으로는 최대 27t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신규 설비의 조기 가동, 기존 설비 전환 등의 방법을 활용한다. 아울러 수입선 다변화 등을 통한 추가 물량 확보 노력도 병행한다. 

마스크와 MB필터 생산자가 최대한 생산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생산확대명령' 근거도 마련했다. 필요한 경우 생산 확대를 위한 비상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마스크 생산 설비 확충까지 지원한다.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김용범(오른쪽 두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3.05.khkim@newsis.com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김용범(오른쪽 두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생산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 애로 해결에도 나선다.

공적 판매처에서의 출고 의무가 종료되는 오는 6월 말까지 마스크 생산 업체들이 생산 확대를 위해 새롭게 채용한 근로자에 대해선 1인당 월 최대 80만원을 보조하는 '추가고용보조금'을 신설한다. 이와 함께 마스크 포장 규제를 완화하고 검사 부담도 경감하는 등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마스크 생산으로 업종 전환을 계획을 사업자에 대해선 관련 규제 완화, 자금 지원 등 정책적인 인센티브(incentive)를 제공하는 방안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김 차관은 "마스크 수급이 안정된 이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건용 마스크와 의료진용 방역용 마스크를 정부가 직접 비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이번에 생산 설비와 고용을 늘린 사업주에 대해선 사태가 안정된 이후 정부 비축 대상 선정 시 우선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생산량의 10%까지 허용되던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해 국내에서 생산된 마스크가 전량 국민들에게 보급될 수 있도록 한다. 대신 공평한 배분을 위한 정부의 책임은 보다 강화한다.

공적 공급 물량은 총생산량의 절반에서 80% 이상까지 대폭 확대한다. 모든 공적 물량은 조달청에서 일괄 계약해 직접 배분하는 방식을 통해 생산에서부터 배송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1000만장 기준 800만장 중 200만장은 의료기관이나 감염병 특별관리지역 등 시급한 부문에 우선 배분한다. 유통 채널에의 접근이 어려운 취약계층과 학교 시설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공적 물량을 제공한다.

나머지 600만장은 약국과 우체국, 농협 하나로마트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된다.

공적 마스크 구매에 있어선 크게 3가지 구매 원칙을 마련했다. 이는 오는 6일부터 즉시 시행된다. 먼저 1인당 5매로 적용했던 구매 제한 수량은 일주일에 1인당 2매로 더욱 좁힌다.

김 차관은 "충분하지 않을 것이지만, 이마저도 보장을 장담할 수 없다"면서 "수요량 대비 마스크 생산량이 충분하지 못한 현 상황을 고려해 구매 수량을 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9일부터는 구매제한에 더해 구매 '5부제'를 시행한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맞춰 정해진 요일에만 구매하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출생연도 마지막 자리 숫자가 1과 6이면 월요일, 2와 7이면 화요일, 3과8이면 수요일, 4와 9이면 목요일, 5와 0이면 금요일에만 구매할 수 있다. 생업 등으로 주중에 구매하지 못하면 주말(토일)에 출생연도 끝자리와 상관없이 구매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김용범(오른쪽 두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3.05.khkim@newsis.com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김용범(오른쪽 두번째) 기획재정부 1차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구매 이력 관리가 가능한 전국 2만3000여개 약국에선 중복 구매 여부를 확인한다.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려면 반드시 본인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해당 주에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했더라도 다음 주에 구매하지 못한 수량만큼 이월해서 살 수는 없다.

약국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선 우체국 등이 약 일주일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약국과 통합 가능한 중복 구매 확인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시스템 구축 전까지는 1인당 1매로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구축 완료 후엔 약국과 동일한 원리를 적용한다.

김 차관은 "초기에는 혼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대기 시간이 길 수도 있고, 약국별로 수량이 일찍 소진될 수도 있다"면서 "130여개 생산 공장에서 만들어진 마스크가 지역별 물류 센터로 배송되고 다시 작은 단위로 포장된 후 약국까지 배달되는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 업체와 물류 센터, 배송 업체가 24시간 비상 체제로 밤낮없이 매진하더라도 동일한 시간에 모든 약국이 똑같이 공급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고, 약국별, 동네별로 사정이 달라 불편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일주일간 누구도 중복 구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차츰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차관은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에 대해선 신속하게 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시장을 교란하는 매점매석 행위로 단속된 마스크는 공적 판매처를 통해 즉시 유통되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적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20%에 대해선 운수업, 요식업계 종사자 등 업무상 마스크 사용이 필수적인 수요자들을 위해 최소한의 시장 기능을 열어둔다. 단, 동일인에게 대량을 판매할 땐 정부에 신고하거나 사전 승인을 받도록 조치해 매점매석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김 차관은 "민간 공급분도 업무 특성상 마스크 사용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특정 민간 업체나 지방자치단체에서의 대량 구매, 사재기 등은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마스크 재사용이나 면 마스크 등 대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차관은 "보건용 마스크가 오염되지 않은 경우 마스크는 재사용할 수 있다"며 "보건용 마스크가 없는 경우 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어느 정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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