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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엔지니어 된 드러머 유민열씨 "드럼덕에 업무 시너지"

등록 2021.04.2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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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엔지니어상' 받을 정도로 일에 열정 많아

알고보면 인디밴드 '전기뱀장어'서 활약한 드러머

삼성디스플레이 입사 후 음악 열정 다시 샘솟아

"음악만큼 일도 좋아…둘다 하면서 삶의 균형 맞춘다"

[서울=뉴시스] 유민열(33)씨가 홍대 소재한 연주실에서 드럼을 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2021.04.21.

[서울=뉴시스] 유민열(33)씨가 홍대 소재한 연주실에서 드럼을 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2021.04.21.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사내 동호회를 통해 취미 생활을 즐기니 업무와 취미 양쪽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인 유민열(33)씨는 2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에 너무 매몰되거나 지칠 때는 음악이 환기하는 역할을 해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회로기판·패널 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디스플레이 공정개발팀에서 일하는 유민열씨는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7월 사내 '베스트 엔지니어상'을 받았다. 그렇게 업무에 열심인 유씨는 알고보면 인디밴드 '전기뱀장어'에서 드럼 연주를 담당했던 드러머였다.

지난 2006년, 대학교 1학년 때부터 학내 밴드부에서 드럼을 치던 유씨는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하고자 다른 동아리 멤버들과 함께 2009년 인디밴드 '전기뱀장어'를 결성했다.

유씨는 "황인경, 김예슬씨와 같이 인디밴드를 결성했다"며 "밴드 활동을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홍대 클럽 중에 인지도가 있는 곳에서 면접 봤는데, 합격을 해서 활동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유씨는 학업과 음악을 병행하는게 차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인디밴드 활동을 접어야 하나' 고민했던 그는 대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밴드부를 관두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열공(열심히 공부하는)' 모드로 전환하면서 6년간 학업에만 전념했고 2017년 12월 취업하고 싶었던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했다.

하지만 일을 한다고 해서 음악적 열정이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경력직으로 입사한 유씨는 취업 초기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이 참여한 연수에서 노래를 할 기회가 생겼다. 연극 중 본인이 맡은 파트에서 노래를 부르자 관객석에서 "와~" 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역시 공연이 날 기쁘게 하는구나'하고 유씨는 생각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음악을 향한 열정을 숨길 수 없었던 그는 음악 관련 사내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던 동료의 말을 전해듣고 동호회에도 가입했다. 회사에 음악과 관련된 동호회가 10여개 있어서 그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 유민열(33)씨가 홍대 소재한 연주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2021.04.21.

[서울=뉴시스] 유민열(33)씨가 홍대 소재한 연주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2021.04.21.

삼성디스플레이는 직원들의 동호회 활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독립된 건물에서 활동 할 수 있도록 장소 제공은 물론, 전문가를 강사로 붙여 지원해주기도 한다. 유씨는 "예전에 음악 활동을 하거나, 새롭게 음악에 취미를 갖게된 사람들도 회사에서 여건을 만들어줘서 활동이 가능했다"고 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소재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이 인근 삼성전자 사업장과 가까워 유씨는 삼성전자 음악 동호회 직원들과 함께 연합 공연을 열었다. 드럼 대신 카혼을 이용해 타악기 세션을 담당했다. 이후 더 큰 공연 기회를 엿보던 유씨였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장기화되면서 음악 동호회 동료들을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 활동은 중단되지 않았다. 사내 동호회 회원들은 장비를 구입해서 녹음을 하고, 단톡방에 음원을 공유하고,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온라인 합주를 진행하는 등 비대면 연주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유씨는 "아무래도 저희가 엔지니어다 보니까 취미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장비를 구축해 자신의 연주를 녹음해서 단톡방에 공유하는 분이 있는데, 저도 그 연주 녹음파일에 보컬을 입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공연다운 공연'을 향한 도전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이후엔 공연을 할 때 대관을 하고 드럼이 셋팅되어서 본연의 실력을 보여주는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정 만큼이나 일을 사랑하는 유씨다. 그는 "음악만큼 지금의 일이 좋다"며 "다만 일만 하면 매몰될 수 있는데, 음악을 하면 리프레시가 된다. 둘다 하면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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