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암진단용 '지르코늄-89' 2종 자동생산 시스템 구축 성공

원자력연구원, 옥살레이트·클로라이드 자동생산장치 개발

민간에 기술이전, 해외 수출도 추진

[대전=뉴시스]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 및 클로라이드 생산 자동화장치.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질병진단에 이용되는 의료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의 자동생산기술이 구축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oxalate)와 클로라이드(chloride) 형태의 의약품 원료물질 2종을 동시에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정훈 박사팀은 화학분리공정을 최적화하고 생산장치에 필요한 제어시스템과 핵종 분리 프로그램 GUI(Graphical User Interface)를 자체 개발, 지르코늄-89의 생산분리공정을 자동화하는데 성공했다.

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탑재해 편리하고 안전하게 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 저작권 등록도 마쳤으며 생산 자동화장치는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 전문회사 ㈜퓨쳐켐에 기술이전키로 했다.
 
이 장치를 통해 생산한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와 클로라이드는 모두 99.9% 고순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이다.

하루 생산하는 양은 100mCi(밀리퀴리) 이상으로, 20여 곳의 국내 대형병원 및 연구기관에 언제든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대전=뉴시스]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지르코늄-89 생산 자동화장치 GUI. 실시간 분리공정을 그래픽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자유롭게 조건변경이 가능하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르코늄-89는 체내에 분포한 암조직을 영상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연구목적에 따라 옥살레이트 제형은 단백질·항체 기반 의약품 합성에, 클로라이드 제형은 유기저분자와 나노물질 기반 의약품 합성에 쓰인다.
  
현재 연구원은 생산한 지르코늄-89의 중국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아르헨티나, 태국, 마케도니아, 남아공에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지르코늄-89 생산시스템 자체의 도입을 요청하고 있어 지르코늄-89 이용 저변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대한핵의학회 민정준 회장(전남대 교수)은 "지르코늄-89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방사성 핵종"이라며 "이번 성과로 항체·면역 영상과 실시간 약물 동태 영상 등 핵의학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국내 인프라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이남호 소장은 "지르코늄-89는 세계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지르코늄-89 생산장치의 국산화로 우리나라 방사선 산업의 주요 수출 품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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