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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도의회 의장이 본 제주 갈등…“특별자치제가 심화시켜”

등록 2022.09.30 1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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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전 의장, 30일 ‘전국 갈등 관리’ 포럼서 주장

“특별도 통합되며 지역 갈등 도 전체로 확대” 피력

“마을 이기심보다 구조적 문제로 접근할 필요” 지적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김태석 전 제주도의회 의장이 30일 오후 제주시 아젠토피오레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2년 전국 갈등관리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09.30.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김태석 전 제주도의회 의장이 30일 오후 제주시 아젠토피오레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2년 전국 갈등관리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09.30.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이정민 기자 = 기초자치단체를 없애고 출범한 특별자치제가 지역 사회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태석 전 제주도의회 의장은 30일 아젠토피오레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2년 전국 갈등 관리 포럼’에서 지역 갈등을 심화시키는 구조적인 문제로 특별자치도 출범을 지목했다. 김 전 의장은 2010년 7월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9~11대) 지방선거를 통해 도의회 의원을 지냈고 제11대 도의회 전반기(2018년 7월~2020년 6월) 도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제주도 갈등 현안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제주의 공공갈등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주로 일어나는데 ‘지방정부’가 갈등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4개 시·군이라는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지고 1개 특별자치도로 통합되면서 도내 지역 갈등 양상이 도 전체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제주는 2006년 7월 특별자치도로 출범하기 전까지 기초의회를 둔 제주시,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등 4개 시·군이 존재했다. 특별자치도로 출범하며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졌고 지금은 도 산하 2개 행정시(제주시, 서귀포시) 체제로 전환됐다. 행정시는 기초의회가 없고, 시장도 도지사가 임명한다.

김 전 의장은 기조연설문에서 도내 갈등 현안 중 하나인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하수처리장’을 예로 들며 “월정리 입장에서는 과거 ‘북제주군’이라는 작고 제한된 공간 하에서 이 문제를 받아들였다면 더 수월할 수 있을 것이나, 지금은 도 전체가 이해관계자가 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별자치도 출범 전에는 월정리가 속한 북제주군의 문제로 해결하면 됐지만 지금은 도 전체가 해당한다는 것이다.

김 전 의장은 “마을 입장에서 ‘도 전체와 관련된 하수처리를 왜 월정리만 부담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누군가는 혐오시설을 수용해야 할 때 북제주군이라는 공간에서 이해하고 양해하는 것과 도 전체를 고려해 이해하고 양해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피력했다.

김 전 의장은 “행정에서의 설득 노력도 북제주군 공무원이 북제주군 마을을 설득하는 것고 도 전체 공무원이 하나의 마을을 설득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주 제2공항 문제 또한 주민투표를 한다면 건설 지역인 서귀포시 성산읍을 포함한 예전의 남제주군에서의 투표 결과와 도 전체의 투표 결과가 다를 게 뻔하다”고도 했다.

김 전 의장은 “기초자치단체 폐지가 결국 정책의 이해 당사자의 범위를 도 전체로 확대시켰다”며 “이는 ‘내가 왜 희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놓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마을 갈등이 단순히 이기심 때문이라기보다, (특별자치도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더 심화된 것이라는 접근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이 외에도 ▲제주지역 갈등 사례 및 주요 사업 현황 ▲국내·외 갈등관리시스템 활용 사례와 개선 방안 ▲제주해상풍력발전 관련 갈등 해결방안 등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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