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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장자연 의혹' 이번엔 실체규명?…과제 만만찮네

등록 2019.03.19 20: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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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장관, 과거사위 활동 두달 연장

조사단, 김학의·장자연 의혹 집중 조사

범죄사실 드러나면 수사 착수할 방침

핵심 인물들 조사 및 실체 확인 과제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 여부도 불투명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상기(오른쪽)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과거사위원회 활동 및 버닝썬 수사 관련 법무부-행안부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김학의·장자연·용산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활동기한 연장 요구를 수용했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인 “경찰관의 유착 관련 비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하도록 하겠다”며 “대형 클럽 주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전국의 지방경찰청을 일제히 투입해 단속 수사함으로써 관련 범죄를 발본색원하겠다”고 말했다. 2019.03.1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박상기(오른쪽)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과거사위원회 활동 및 버닝썬 수사 관련 법무부-행안부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03.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과 '장자연 리스트 사건' 등의 진실 규명을 지시하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재수사 의지를 피력함에 따라 향후 검찰이 다시 칼자루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다만 이 사건들은 발생한 지 10여년이 지나 의심되는 범죄혐의 대부분 공소시효가 완료된 것으로 보여 새롭게 혐의가 입증된다고 해도 처벌이 쉽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장관은 19일 이들 사건을 조사 중인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활동 기한을 2개월 연장하면서 범죄사실이 드러날 경우 수사로 전환, 재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31일 활동 종료가 예정됐던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은 5월말까지 조사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조사단은 과거 검찰권 남용 문제 등을 조사하지만 수사기관이 아니어서 강제수사 권한은 없다. 이때문에 박 장관은 조사 과정에서 재수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조사단은 추가 조사를 통해 범죄혐의가 의심되는 정황 등에 대해 검찰에 재수사를 권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과거사위는 지난해 5월 검찰에 '장자연 리스트' 의혹 중 강제추행 사건의 수사를 권고한 바 있다. 공소시효가 그해 8월 만료돼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재수사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전 차관이 조사단 소환 통보에 불응했지만, 수사권이 없는 조사단으로서는 특별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한 조사단 관계자에 따르면 한 차례 활동 기한 연장 요청이 거부됐을 당시에 조사 필요성이 있는 인물이 답변을 회피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김 전 차관 의혹 관련 동영상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도 숙제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최근 국회에서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 맞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은 영상과 무관한 혐의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었으며, 피해자나 촬영일시를 특정하지 못해 결국 불기소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3.15.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3.15. [email protected]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향응을 받는 등 김 전 차관을 중심으로 정관계 고위급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는 권력형 비리 의혹까지 줄줄이 드러낼 수 있을 지도 관건이다. 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원점에서 재조사를 하고 있다"며 "(향응 의혹 등)여러 가지를 살펴보고 있다. 죄가 되는지와 공소시효 등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유력 인사 연루 의혹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법무부 장관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관여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한국당은 논평 등을 통해 "아무런 문제도 없는 제1야당의 대표 흠집내기에 나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수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대부분 범죄사실 공소시효가 지난 점도 풀어야할 숙제다. 김 전 차관 사건은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 무혐의 처분됐고, 장씨 사건도 2009년 의혹이 불거진 후 소속사 대표만 기소됐을 뿐 '리스트'에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 유력 인사들은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당시 적용됐던 특수강간 혐의의 범죄사실이 새롭게 증명될 경우 시효는 남아있다. 2007년 12월21일 형사소송법이 개정돼 특수강간죄의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범죄발생 시점이 법개정 이후여야 한다. 과거 수사 당시 은폐 및 외압 의혹이 있었다면 공소시효가 7년인 직권남용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2008년께로 추정돼 강제추행 및 강요 혐의, 성매매알선 혐의 등 어떤 죄를 적용해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혐의의 공소시효가 5~10년이다.

문 대통령은 "오래된 사건인 만큼 공소시효가 끝난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아닌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며 "공소시효가 끝난 일은 그대로 사실 여부를 가리고 공소시효가 남은 범죄 행위가 있다면 반드시 엄정한 사법 처리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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