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일만의 귀임 나가미네 대사의 마지막 임무?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9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는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는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으며, 일본 정부는 부산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데 따른 대응으로 나가미네 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주한 일본총영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2017.01.09. [email protected]
주요 대선 주자 '위안부' 입장 파악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부산 소녀상 설치에 따른 역대 최장 주한 일본대사 공백 국면이 일단락됐으나, 한·일 경색 국면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 귀임이 조기 대선 관련 정보 수집과 북핵 대응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3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4일 귀임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 관련 정보 수집과 북핵 관련 정보 교류 필요성 증대가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한국 정부에 공식 요청을 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자국 언론에 나가미네 대사가 한국으로 돌아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에 위안부 합의에 따른 소녀상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85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나가미네 대사는 한국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본국 소환이라는, 대사로서 불명예를 떠안은 그에게 주재국인 한국에 차기 정부가 들어서기까지 남은 한 달가량의 기간 동안 최대한 명예를 회복할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2012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본국에 소환됐던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의 경우 12일 만에 귀임한 후 같은해 10월에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어, 나가미네 대사에게도 긴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관측에 비춰볼 때 기시다 외무상이 한국 측에 요청도 하지 않은 채 황 권한대행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나가미네 대사를 압박하기 위한 메시지를 담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나가미네 대사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이 때문에 자국의 입장을 피력하는 동시에 한국의 정권 교체에 따른 위안부 합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활동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당장 4일 한국에 들어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지난 1월 그는 귀국에 앞서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는 매우 유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소녀상 관련 강경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조기 대선 국면인 만큼 주요 대선 주자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을 파악하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에서는 한국의 정권 교체에 따른 합의 폐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파장을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 특히 소녀상 문제를 자신의 국내 정치 지지율 확보에 활용해온 만큼, 나가미네 대사가 최근 '부인 스캔들'로 위기를 맞이한 아베 총리를 지원사격하기 위한 차원에서 강경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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