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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온다던 칼 빈슨호 인도양 항행 중…트럼프의 의도된 심리전?

등록 2017.04.19 09: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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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7년 FE훈련(독수리훈련)의 일환으로 3월21일부터 25일까지 동해상에서 한미 연합 해상훈련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함(Carl Vinson)을 비롯한 한미 해군 함정들이 항해하고 있다. 2017.03.23. (사진=해군 제1함대사령부 제공)  photo@newsis.com

【동해=뉴시스】김경목 기자 = 2017년 FE훈련(독수리훈련)의 일환으로 3월21일부터 25일까지 동해상에서 한미 연합 해상훈련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함(Carl Vinson)을 비롯한 한미 해군 함정들이 항해하고 있다. 2017.03.23. (사진=해군 제1함대사령부 제공)  [email protected]

백악관-국방부 간 잘못된 소통 결과 분석도 제기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해군은 지난 8일 핵 항공모함 칼 빈슨호가 싱가포르에서 서태평양을 향해 북쪽으로 항해하도록 명령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당시  미 태평양 사령부 대변인은 이 같은 배치가 “이 지역 최고의 위협”과 연관돼 있다면서 북한이 “무모하고 무책임하고 불안정한 미사일 시험 계획과 핵무기 능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폭스 비지니즈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함대(Armada)를 보내고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에 미 언론들은 칼 빈슨호에 관한 기사를 집중적으로 쏟아냈고, 폭스뉴스는 14일에 함대가 북한을 향해 “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해군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항공모함은 지난 15일 현재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자바섬 사이의 순다 해협을 항해하고 있었다. 이후 공개된 사진에서도 항공모함은 인도양에 머물러 있었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6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2개의 미사일 구축함과 순양함을 거느린 칼 빈슨호 전단은 정부의 발표와 달리 한반도 쪽이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 방향인 싱가포르 남동쪽으로 800km 떨어진 곳에 있었던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미 국방전문 매체인 ‘디펜스 뉴스’가 이 소식을 처음으로 보도했다고 전한 뒤 칼 빈슨호는 한반도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호주와의 합동 군사 훈련을 위해 인도양 쪽에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칼 빈슨호의 항로를 미리 공개한 것은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질문에 "칼 빈슨호는 원래 훈련 참가를 위해 한 방향(호주)으로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 훈련에서 우리의 역할을 취소했고 그래서 일반에 (항로 변경을)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답변한 바있다.

 미 태평양 사령부 측은 지난 17일까지도 칼 빈슨호가 “서태평양을 통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한 위치를 제공하기는 거부했다.

 미군이 칼 빈슨호를 한반도 쪽으로 보낸다고 발표했을 당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폭풍 구름”이 몰려오고 있으며 갈등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는 등 역내 긴장이 고조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칼 빈슨호가 한반도가 아닌 인도양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국영신문사인 환구시보는  “한국이 필사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미 항공모함은 오지 않았다”고 비아냥 거렸다.

 이런 상황을 두고 WP는 오해에서 비롯됐는지, 아니면 의도적인 혼동인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상하이 푸단대 한국학 연구센터 전문가인 카이 지안은 칼 빈슨호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은 “심리적인 전쟁 또는 허풍”을 바탕으로 한 '정교한 게임의 일부'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 북한의 군사공격을 결코 의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착상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심리전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CNN 등 미 언론들은 백악관과 국방부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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