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우건설 매각 본격화···'낙하산 논란'에 매각 순항할까?
【서울=뉴시스】 권현구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대우건설 사장 부정 인선 산업은행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순관 건설기업노조 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2017.07.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주간사와 회계자문사, 법무자문사를 선정하고 본격 매각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노조에서는 '낙하산 사장' 사임과 산은의 매각 중단을 외치며 반발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28일 오전 매각추진위원회(매추위)를 열고 대우건설 매각주간사 후보로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 회계자문사 후보로 한영회계법인, 법무자문사 후보로 법무법인 세종을 각각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오는 9월말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의견거절'을 받은 이후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낸 '빅배스'를 감행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56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8.2% 상승했다.
지난 1분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익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한 계단 상승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SK건설과 호반건설 등이 인수의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실적 호조세에 시장과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있지만, 연내 매각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최순실 낙하산' 논란으로 매각중단 요구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낙하산 논란에도 선임된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특검 조사결과 '최순실 낙하산'일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영수 특검팀은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휴대전화에서 지난해 7월1일 최순실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찾았다. 확인 결과 이 본부장이 자신들과 소통이 원활하다는 이유로 박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에 추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에서는 박 사장이 실제 최순실의 낙하산일 경우, 박 사장의 사임 없이 매각이 진행된다면 대우건설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건설기업노조는 대우건설지부와 함께 지난 18일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사장의 사임과 산은의 대우건설 매각 중단을 외쳤다.
노동조합은 산업은행을 향해 "최순실이 그동안 기관들에 개입한 행태를 미루어보면, 최씨가 대우 사장 인선에 관여했다는 것은 이권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최순실-산업은행-박창민으로 이어지는 관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대우건설을 매각한다는 것은 엄청난 이권을 챙기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순실 인사농단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것은 의혹을 덮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산은의 꼼수"라며 "(의혹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산은이 매각을 강행한다면 최순실의 매각계획이 실행될 수 있다"며 매각중단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이어 부정인선 수사를 촉구하는 절차도 진행 중이다. 노조는 지난 25일에는 새로 인선된 금융위원회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향후 감사원에 부정인선에 대한 감사청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준규 대우건설지부 부위원장은 "부정인선 사장이 여전히 있는 상황"이라며 "산은의 인사농단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다면 노조는 매각진행을 막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은은 이와 관계없이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은데다 금융위에 넣었다는 민원과 관련해 아직 우리쪽에 전달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계획대로 매각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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