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캠프 "英 덕에 지지층 결집…고맙다"

【모스크바=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시내에 모인 수천명의 군중들 앞에서 승리선언을 하고 있다. 2018.03.19.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영국이 이중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것이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푸틴 선거캠프 측이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안드레이 콘드라쇼프 푸틴 대선 캠프 대변인은 "투표율이 예상보다 8~10% 높게 나왔다"며 "영국에 고맙다는 말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개표가 99%가 진행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76.65%의 득표율로 승리를 확정지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산당의 파벨 그루디닌 후보는 11.82%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으며, 3위는 자유민주당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후보로 5.68%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나머지 후보들은 1%대의 낮은 득표율에 그쳤다.

 콘드라쇼프 대변인은 19일 열린 대선 승리 파티에서 "우리가 단합해야 하는 그 순간에 정확히 압박을 받았다. 러시아가 그 어떤 증거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당했을 때마다 러시아 국민들은 중앙 권력을 중심으로 집결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암살 시도는 자국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스크리팔 암살 시도에 이용된 '노비촉'은 1970~1980년대 러시아에서 군사용으로 개발된 가장 강력한 생화학 무기로 러시아 '폴리안트(Foliant)'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제4세대 생화학무기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러시아는 그와 같은 물질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국제 감시단체의 통제 하에 모든 생화학 무기를 파괴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일부 우리 파트너 국가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데 반해 러시아는 첫번째로 이를 파괴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스크리팔이 군사용 신경가스에 당했다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주장을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은 "만약 그것이 사실이었다면 영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생화학 무기 공격으로 숨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 유권자들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투표소에서 투표 용지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18.03.18

영국은 스크리팔 암살 시도는 러시아의 소행이라며 지난주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했다. 러시아는 이런 의혹을 부인하며 보복 조치로 영국인 외교관 23명을 맞추방했다. 러시아 선관위는 이번 대선이 투명하게 진행됐다며 일부 부정선거 의혹이 접수됐지만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선거감시단체 '골로스(Golos)'는 "다수의 선거 참관인들이 일을 하는 데 방해를 받았다는 보고를 받았으며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에 투표하도록 강요 받았다는 신고도 접수됐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